[잠실 리포트] 너무도 먼 베어스 좌완 최초 위업…유희관 또 고개 숙였다

입력 2021-09-12 17: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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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에서 5회초2사 2, 3루 두산 유희관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타선이 어깨를 가볍게 만들었고, 벤치에서도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본인이 활로를 뚫지 못하는 이상 대기록은 이룰 수 없다. 유희관(35·두산 베어스)이 100승 문턱에서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유희관은 12일 잠실 LG 트윈스와 더블헤더 제1경기에 선발등판해 4.2이닝 10안타 5볼넷 2삼진 5실점을 기록한 채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전까지 통산 276경기에서 99승67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4.53을 기록했던 유희관은 100승 문턱을 또 넘지 못했다. 5월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통산 99승을 거둔 뒤 5차례 등판에서 승리 없이 3패만을 떠안았다.

선발투수가 승리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가는 것은 벤치의 계산을 수월하게 만든다. 여기에 ‘통산 100승’이란 무게감까지 더해지니 김태형 두산 감독도 하루빨리 기록을 달성하길 바랐다. 전신 OB 시절을 포함한 역대 베어스 프랜차이즈 100승은 장호연(109승), 장원준(129승)뿐이다.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만든 승리만 따지자면 장호연이 유일하다. 유희관은 구단 좌완 최초의 역사를 꿈꾸고 있다. 100승 자체가 KBO리그 40년 역사상 31명뿐인 데다, 좌완으로 범위를 좁히면 6명에 불과하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길이지만, 유희관에게는 유독 험난하다. 이날도 마찬가지.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그는 2회말 볼넷 2개를 허용했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3-0으로 앞선 3회초 1실점한 뒤 4회말 팀 타선이 대거 4점을 뽑아줘 7-1까지 앞섰다. 100승 요건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3개. 공은 오롯이 유희관에게 넘어간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이를 지켜내지 못했다. 5회초 홍창기와 서건창에게 연속안타를 내준 뒤 김현수를 뜬공으로 솎아냈으나, 채은성에게 좌월 3점포를 내줬다. 스코어는 7-4. 이 때까지는 넉넉했다. 하지만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은 뒤 2사 후 김민성과 저스틴 보어에게 다시 연속안타로 1점을 더 내줬다. 7-5로 쫓긴 2사 2·3루, 결국 두산 벤치는 교체를 택했다. 벤치로 돌아간 유희관도 아쉬움에 좀처럼 시선을 그라운드에서 떼지 못했다. 뒤이어 등판한 김명신이 유강남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으나 홍창기를 땅볼로 처리해 유희관의 자책점은 ‘5’에 머물렀다.

유희관의 강판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두산이 8회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적시타로 1점을 더 보태 8-5로 승리했다. 결과론이지만 유희관으로선 아웃카운트 하나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을 터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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