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입단 10년차의 2년차 징크스…NC는 강진성을 ‘장점’에서 기다린다

입력 2021-09-2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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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강진성. 스포츠동아DB

지난해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자연히 올해 목표는 커리어하이를 새로 쓰는 것. 하지만 잃기 싫은 것들이 많아지면서 스스로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드러났다. 까까머리 시절부터 그를 지켜봤던 사령탑이 한참의 대화를 선택한 이유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47)은 강진성(28)의 방향성을 다시금 설정했다.

강진성은 지난해 121경기에서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5를 기록했다. 규정타석(446타석)까지 단 14타석이 부족해 생애 첫 공식 3할 타율을 아깝게 놓쳤지만, 2012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입단한 이후 처음으로 빛을 봤다. ‘1일1깡’이라는 밈(meme)까지 겹쳤으니, 그야말로 ‘되는’ 시즌이었다. NC가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데 강진성의 지분은 결코 적지 않았다.

올해는 주춤하다. 21일까지 89경기에서 타율 0.266, 5홈런, 30타점, OPS 0.724. 대부분의 지표가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다. 시즌 전부터 주전 1루수로 낙점됐으나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밝은 표정으로 가장 많은 훈련시간을 자랑하는 성향은 그대로이기에 주위의 안타까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진행된 팀 훈련시간, 강진성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 브리핑 시간에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장점들을 잊고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전력노출을 의식해 구체적 언급은 피했지만, 결국 스스로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초점을 맞춰달라는 주문이었다. 일부러 이날 경기 선발라인업에선 제외했다. 경기 전 감독의 말로 방향성을 어지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은 선수로서 당연하다. 하지만 원년 이후 4할 타자가 안 나오지 않나.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결국 본인이 잘했던 것,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잘하는 걸 잘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 팀이 추구하는 방향이자 강진성이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은 단점 보완에 치우친 것 같다. 흔히 2년차 징크스라고 하지 않나.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만, 단점을 커버하려다 아쉬운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1보 전진을 생각하다 2보 후퇴한 사례는 수두룩하다. 데뷔 10년차에 찾아온 풀타임 2년차 징크스. 이 감독은 지난해 히트상품이 어떤 강점을 지니고 있는지 알고 있다. 강진성이 해답을 바로 그 지점에서 찾길 바라고 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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