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다음 최연소 2위…KT 강백호, 지금껏 없던 완성형 타자

입력 2021-10-0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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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KT 강백호가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KT 강백호가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린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00홈런, 200홈런처럼 딱 떨어지는 지표가 아니라고 해서 값어치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졸신인이 프로 4년차 시즌을 끝마치기 전에 벌써 80차례 담장을 넘겼다. 어지간한 홈런 기록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라이온 킹’ 이승엽(45) 바로 다음의 최연소 2위 기록. 첫 해의 임팩트가 워낙 강력할 뿐, 강백호(22·KT 위즈)는 여전히 전설로 가는 길 위에 올라있다.

강백호는 5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3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해 0-0이던 1회말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9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개인 24경기만의 손맛. 시즌 15번째 아치이자, 개인통산 80번째 홈런이었다.

2018년 데뷔한 강백호는 첫해부터 29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고졸신인 관련 각종 홈런 기록을 대부분 갈아 치웠다. 시작부터 역대 최초 고졸신인 개막전 데뷔타석 홈런을 작성한 데 이어 고졸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 고졸신인 시즌 최다홈런을 달성했다.

2년차에는 콘택트에 집중했는데도 13홈런. 지난해는 콘택트와 장타 모두 잡으며 23홈런을 때려냈다. 올 시즌에는 중반까지만 해도 4할 타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은 페이스가 한풀 꺾였지만, 잔여시즌 기세를 끌어올리면 2년 연속 20홈런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그렇게 쌓인 80개의 홈런. 최연소 기록으로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1위는 단연 이승엽이다. 4년차였던 1998년 7월 12일 대구 OB 베어스(현 두산)전에서 80번째 아치를 그렸다. 당시 나이는 21세 10개월 24일. 그 뒤를 강백호가 22세 2개월 6일로 이었다. 3위 기록은 2004년 김태균(당시 한화 이글스)이 8월 15일 인천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전에서 세웠으며, 당시 22세 2개월 17일이었다. 강백호는 이 기록을 열흘 가량 단축시켰다. 그 다음은 2018년 김하성(당시 넥센 히어로즈)으로, 8월 10일 청주 한화전에서 22세 9개월 24일에 80홈런을 기록했다. 한국야구 대표 홈런왕과 최고의 우타자, 현역 메이저리거 등과 이름을 나란히 한 것이다.

시선은 자연스레 최연소 100홈런 기록으로 옮겨간다. 이 부문 1위 역시 이승엽으로, 5년차였던 1999년 22세 8개월 17일로 기록을 썼다. 강백호가 내년 시즌 개막 직후까지 20홈런을 추가해야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니,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하지만 김태균이 보유한 23세 3개월 6일의 2위 기록은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강백호는 “2위 기록인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이승엽 선배님과 같은 대선배님과 이름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짧게 소감을 남겼다. 이승엽, 김태균 등이 보유한 역대 최연소 홈런 기록에 도전장을 내는 동시에 올 시즌에는 타격왕 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금껏 없던 완성형 타자. 강백호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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