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현장리뷰] ‘황태자’ 황인범-‘캡틴’ 손흥민, 화력시위로 진가 입증한 콤비

입력 2021-10-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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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옴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시리아의 경기에서 한국 황인범이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후반 막판까지 전광판 스코어는 1-1을 알리고 있었다. 그라운드의 공기가 상당히 탁해졌다. 벤치는 물론 피치 위 선수들의 얼굴에도 초조함이 묻어났다.

그 순간 가장 기다렸던 주장 손흥민(29·토트넘)의 천금같은 결승포가 터졌다. 동점골을 허용한 뒤 공격 깊숙이 가담한 중앙수비수 김민재(25·페네르바체)의 헤더 패스를 받아 침착히 왼발 슛으로 연결해 상대 골네트를 출렁였다. 짧지만 유독 길었던 비디오판독(VAR)이 끝나고 그대로 득점이 선언됐다.

통산 11번째,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도전하는 한국축구가 벼랑 끝에서 귀중한 승점 3을 보탰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이 7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리아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홈경기에서 짜릿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2승1무, 승점 7을 기록한 한국은 12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이란과 4차전 원정경기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차전을 가졌다. 한국 손흥민이 후반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후 환호하고 있다. 안산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벤투호’ 체제에서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이 개인통산 A매치 93번째 경기에서 28호 골을 가동했으나 한국의 90분은 쉽지 않았다. 상당히 답답했다. 전반전에만 무려 10개 슛을 시도했음에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윙 포워드 황희찬(25·울버햄턴)이 전반 22분과 40분, 추가시간 등 3차례 결정적 찬스를 허망하게 날렸고 원톱 스트라이커 황의조(29·보르도)도 단독 찬스를 놓치면서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경기를 멀리 어렵게 돌아가야 했다.

영(0)의 균형이 계속되고 모두가 조급해하던 후반 3분 ‘중원사령관’의 왼발이 번뜩였다. 황인범(25·루빈 카잔)이 상대 수비라인을 휘저은 뒤 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과감한 킥이 골대 앞에서 뚝 떨어지면서 골문을 갈랐다. ‘벤투호의 황태자’가 A매치 통산 4호 골을 신고한 순간, 벤투 감독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39분 동점골을 내줘 1-1이 됐다. 그럼에도 태극전사들의 필승의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홈 3경기에서 승점 5(1승2무)에 그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했다. 1-1 동점과 함께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가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려던 타이밍에 주장의 한방이 터졌다. 후반 44분이었다.

가장 간절할 때 ‘극장골’을 터트리며 한국을 위기에서 구한 손흥민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 원정에서도 좋은 경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굳게 다짐했다.

안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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