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장남 정기선 사장, 대표이사 승진…현대중공업그룹 3세 경영 체제 가속도

입력 2021-10-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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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대표.

그룹 핵심 조선부문 맡아…미래 산업 강화
현대중공업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2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을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2017년 부사장직에 오른 지 4년 만의 사장 승진이다.

정기선 사장이 그룹의 핵심사업인 조선부문 대표를 맡으며 3세 경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 사장이 그동안 수소, 인공지능 등 미래산업 발굴을 진두지휘한 점을 고려할 때 현대중공업그룹이 앞으로 조선 등 기존 사업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기술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이번 인사에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기선 사장이 그룹 최고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앞으로 경영능력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기선 사장은 1982년생으로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계열사별 사업전략 및 성장기반 마련에 노력해 왔다. 또한 사업초기부터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아 사업의 안정화 및 성장기반 마련에도 기여했다. 최근에는 신사업 발굴과 디지털경영 가속화, 사업시너지 창출 등 그룹의 미래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올해 들어 주요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과 핵심 매출기업인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추진할 때부터 정 사장의 승진이 예견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이 앞으로 아버지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대비해 그룹 차원에서 두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상장 전 일부의 우려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업공개가 기대 이상의 큰 성공을 거두면서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여기에 두산인프라코어의 인수 마무리로 조선·에너지·건설기계라는 그룹 주요 사업의 구도가 안정적으로 마무리돼 앞으로 정기선 사장의 주도 아래 미래사업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은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사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손동연 사장 등 4명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현대중공업그룹측은 “예년보다 일찍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를 마무리 지음으로써 2022년 사업계획을 조기에 확정할 것”이라며 “각 사별 경영역량을 집중하여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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