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에 연속시즌 15승 삼성 투수, 주인공은 뷰캐넌이었다 [광주 스타]

입력 2021-10-12 2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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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뷰캐넌.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2)이 꾸준함을 뽐내며 구단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추가했다.

뷰캐넌은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3안타 1홈런 1사구 4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고 시즌 15승(5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5승 고지를 밟은 뷰캐넌은 구단 외국인선수 사상 최초이자 국내선수 포함 3번째로 연속시즌 15승 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삼성 소속으로는 앞서 김시진이 1983~1987년, 김일융이 1984~1985년 연속으로 15승을 거둔 바 있다.

뷰캐넌은 KBO리그에 데뷔한 지난해 27경기에서 15승7패, 평균자책점(ERA) 3.45를 올리며 삼성의 외국인투수 잔혹사를 끊었다. 그에 앞선 4시즌(2016~2019시즌) 동안 외국인투수들의 승패 마진이 무려 마이너스(-) 30(39승69패)에 달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삼성의 아픈 꼬리표를 떼어낸 주인공이었다. 시속 150㎞의 빠른 공과 컷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너클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지닌 데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보낸 5시즌 동안 71경기에 모두 선발로만 나서며 터득한 경기운영능력도 발군이었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로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삼성 입장에선 복덩이와 같았다.

올해도 위력은 변치 않았다. 전반기 16경기에서 9승3패, ERA 2.43으로 역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10게임에선 5승2패, ERA 4.08로 전반기만큼의 안정감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6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펜의 부담은 덜어줬다.

이날도 1회말 2사 후 최형우에게 허용한 솔로홈런만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3회말 박찬호, 5회말 김민식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득점권 출루만큼은 허락하지 않았다.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16개를 땅볼(12개)과 삼진(4개)으로 채웠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거듭했다. 에이스답게 1점차 살얼음판 리드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종전 3.05였던 시즌 ERA도 2.97까지 끌어내렸다.

아직 뷰캐넌의 기록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1998년 스콧 베이커(15승)를 넘어 구단 외국인투수 최다승 신기록을 작성한다. 미래에도 삼성의 외국인투수를 돌아볼 때마다 회자될 것이다.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류지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15승이 확정된 순간, 뷰캐넌은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드러냈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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