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격파’ 포항, 12년 만의 ACL 4강…그들에게 日은 없다 [ACL 현장리뷰]

입력 2021-10-17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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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포항 스틸러스와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의 8강경기에서 포항 임상협이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는 일본 J리그를 만나면 신이 난다. 그리고 전주성에서 유쾌한 추억을 하나 더 쌓았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이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에서 멀티골을 작렬한 윙 포워드 임상협, 쐐기골을 터트린 골잡이 이승모의 활약으로 3-0 완승을 거뒀다. 5년 만에 ACL에 도전한 포항의 준결승 진출은 챔피언에 등극한 2009년 이후 12년만이다. 포항은 2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결승행 티켓에 도전한다.

포항은 득점 없이 팽팽히 맞선 후반 8분 세트피스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비롯된 문전 혼전 중 이승모가 연결한 볼이 굴절돼 흐른 것을 임상협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기세를 탄 포항은 거침이 없었다. 다급해진 나고야의 공세가 계속된 후반 25분 중앙 미드필더 신진호의 침투 패스를 이승모가 침착하게 트래핑한 뒤 과감하게 오른발 슛해 추가골로 연결했다. 전날(16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만나면 정신무장이 단단해야 한다. 더 거칠어져야 한다. 꼭 득점하고 이겼으면 한다”던 이승모의 바람이 현실이 됐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임상협이 멀티골을 완성시켜 3골차 대승을 거뒀다.

대회 3·4호 골을 터트린 임상협과 2호 골을 뽑은 이승모의 퍼포먼스도 눈부셨지만 무실점의 의미와 가치도 상당했다. 주전 골키퍼 강현무의 부상 이탈로 최근 실점이 크게 늘어난 김기동 감독이 고민 끝에 내세운 백업 수문장 이준은 이날 전반 33분 연속 슛을 막아내는 등 눈부신 선방쇼로 무실점 승리를 견인했다. “구성원 모두가 포항의 전통과 역사를 잘 인지하고 있다. 팀 컬러를 보여줬다”고 승리 소감을 밝힌 김 감독은 “이준이 어려운 상황에서 잘 막아줬다. 자신감을 얻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항의 위대한 클럽 한·일전 선전의 역사가 반복됐기에 더욱 흐뭇했다. K리그도, J리그도 맞대결을 껄끄러워하지만 포항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아시아 클럽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ACL에선 무적에 가깝다.

포항은 이날 경기 전까지 ACL에서 J리그 팀과 16차례 격돌해 9승5무2패를 거뒀다. 특히 토너먼트 라운드에선 패한 적이 없다. 2010시즌에는 가시마 앤틀러스를 물리쳤고, 올 시즌에는 이미 16강전에서 세레소 오사카를 격파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선 순탄치 않았다. 6~7월 중립지역인 태국 방콕에서 펼쳐진 조별리그에서도 나고야를 만났는데, 2번 싸워 한 번도 못 이겼다. 0-3으로 진 뒤 1-1로 비겼다. 그러나 8강전에선 강렬한 설욕 의지로 나고야를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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