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1선발까지 불펜 투입’ 한화, 갈 길 바쁜 KT에 치명적 일격

입력 2021-10-17 18: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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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한화가 갈 길 바쁜 선두 KT의 발목을 낚아챘다. 17일 수원 원정에서 KT를 2-1로 꺾고 5연패에서 벗어난 뒤 한화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김민우가 불펜에서 대기한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17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본의 아니게’ 총력전을 예고했다. 선발투수 김민우를 불펜으로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한화의 토종 1선발로 활약하고 있는 김민우는 이날 경기 전까지 마지막 등판이 7일 대전 SSG 랜더스전이었다. 그 뒤 한화의 들쭉날쭉한 경기일정으로 인해 선발등판 기회를 잡지 못해 꽤나 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등판간격이 너무 길어서 오늘(17일) 불펜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화 선발투수는 외국인투수 라이언 카펜터. 선발로테이션에 들어있는 투수 2명이 선두 KT 잡기에 나서는 꼴이 됐다.

이 카드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카펜터는 6회까지 95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5안타 7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김민우는 7회 공을 이어받아 마운드에 올랐는데, 1이닝 무실점 기록으로 제 몫을 했다.

김민우가 막아낸 1이닝은 한화에 큰 승리요인이 됐다.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역시 7이닝 5안타 10삼진 1실점으로 역투해 두 팀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한화가 8회초 KT 불펜을 상대로 결승점을 뽑았다. 카펜터-김민우의 선발 요원 2명이 ‘버티기’를 해준 덕분이었다.

한화는 8회초 KT 2번째 투수 박시영을 공략했다. 1사 후 정은원-최재훈의 연속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하주석 타석 때 바뀐 투수 조현우가 폭투를 범해 2-1 리드를 잡았다.

승리 기회를 포착한 한화는 곧바로 필승조를 투입했다. 8회말은 주현상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말은 불펜의 기둥 강재민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해 2-1 승리를 확정했다. 불펜으로 나선 김민우가 승리투수가 돼 시즌 13승(9패)째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두 팀의 마지막 맞대결이었다. 한화는 5승11패로 KT전을 마쳤다. KT로선 한화를 상대로 10승 넘게 거둬 확실한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마지막 맞대결에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야 할 순간 맛본 ‘고춧가루’가 유난히도 매웠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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