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이 공개된 지난달 17일을 전후해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1주간 트래픽을 비교한 결과, KT-넷플릭스 간 트래픽이 유·무선 인터넷과 IPTV를 포함해 39%가량 늘었다. SK브로드밴드는 오징어게임 공개 전후로 서비스 안정성 유지를 위해 해외망을 두 차례 증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의 인기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통신사와 넷플릭스 간 망 이용대가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정당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SK브로드밴드는 이와 관련해 이미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낸 바 있다. 넷플릭스는 이에 지난해 4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지만, 올해 6월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항소한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달 말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청구를 위한 반소를 제기했다. SK브로드밴드 승소로 끝난 1심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의 후속 조치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망은 초기 구축 및 매년 유지관리에 상당한 투자가 수반되어 당연히 유상으로 제공되는 것임에도 넷플릭스가 대가 지급 없이 회사의 망을 이용하고 있다”며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가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은 채 망 이용대가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부당이득반환 법리에 의거 반소를 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선 망 이용료와 관련해 넷플릭스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컸고,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망 사용료 갈등 문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와 함께 플랫폼과 제작업체 간 공정한 계약에 대해서도 챙겨봐 달라”고 요청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