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요리 본고장 광양 식도락 여행 [투얼로지]

입력 2021-10-28 08: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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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 계절에 맛보는 천하일미(天下一味) 불고기
향토 대표요리, 광양불고기와 닭숯불구이
망덕포구, 가을 별미 전어 유행의 본고장
구봉산전망대 야경, 배알도수변공원 풍광
식도락의 계절 가을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이맘 때 여행은 풍광도 풍광이지만, 풍성한 제철 식재료를 바탕으로 한 먹부림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광양은 남도의 다른 여러 고장들과 마찬가지로 고유의 식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특히 광양은 숯불구이가 발달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미의 불고기와 닭고기구이가 향토 대표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맑은 물에서 채취한 재첩과 가을 손님 전어에 이르기까지 광양의 식탁은 풍성하기 이를데 없다.
●육즙 꽉 찬 진미의 불고기

광양의 향토요리를 말할 때 가장 먼저 꼽는 것은 역시 광양불고기다. 얇게 썬 소고기를 먹기 직전에 조미하여 참숯에 구워 먹는다.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 석쇠에 구어 낸다. 고기가 얇다 보니 빨리 익어 육즙이 속에 꽉 차 있는 게 매력이다.

조선 시대 이곳에 귀양 온 선비가 불고기를 먹고 그 맛을 잊지 못해 남긴 ‘천하일미 마로화적’(天下一味 馬老火炙, 천하 제일의 맛은 광양의 불고기다)라는 말이 내려올 정도로 정평이 난 요리다. 여기서 ‘마로’는 광양의 옛 명칭이고 ‘화적’은 불고기를 가리킨다. 이처럼 유구한 전통의 맛을 자랑하는 광양불고기의 비결은 얇게 썬 쇠고기와 집집마다 특색있는 양념이라고 한다.

닭숯불구이도 광양에서 불고기와 쌍벽을 이루는 인기 요리다. 잘 손질한 닭을 석쇠 위에 넓게 펼쳐 구워 먹는다. 양념이 강하지 않아 닭이 가진 단백하고 고소한 맛을 잘 살려낸다. 광양읍 백운산 계곡에 닭숯불구이를 내세운 맛집들이 모여 있다.


가을 식탁을 대표하는 전어는 우리나라 여 러곳에서 이맘 때면 내놓는 인기 메뉴다. 몸빛은 등은 검푸르고 배는 은백색인 전어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많이 분포하는 근해성 물고기다. 전어는 구이, 회, 무침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즐길 수 있다. 광양의 망덕포구는 가을 전어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가을의 계절 별미로 전어를 가장 먼저 특화시켰다고 알려져 있다.

청정지역인 섬진강하면 사람들은 대뜸 재첩을 떠올린다. 하류에 서식하는 재첩은 아주 작은 조개지만 우려낸 국물의 담백한 깊은 맛은 일품이다.

●식도락 이어 즐거운 식후경 나들이

광양만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이순신대교, 광양항,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야간에 화려한 야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해발 473m의 구봉산에 있는 구봉산 전망대는 광양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순천, 여수, 하동, 남해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정상에는 9.4m의 봉수대가 있어 일출 명소로도 꼽힌다.

배알도수변공원은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야영과 캠핑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다. 섬진강의 물길과 배알도를 배경으로 해변을 따라 데크로 조성된 낭만적인 산책로가 있다. 배알도라는 이름은 섬 모양이 건너편의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졌다.

김재범 기자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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