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정의윤(왼쪽), 고종욱. 스포츠동아DB
신재웅, 정영일, 정의윤, 고종욱은 한때 SSG 전력의 핵이었다. 신재웅과 정영일은 2018년 한국시리즈(KS) 우승에 기여한 투수들이다. 그러나 기량하락이 지속되자 더 이상 이들을 품을 수 없었다.
정의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2016년에는 27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핵심타자로 자리매김하는 등 트레이드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2년간 도합 8홈런에 그쳤다. 고종욱은 2019시즌을 앞두고 거포 김동엽(삼성 라이온즈)을 내주며 3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데려온 자원이다. 외야 수비에 약점이 있었지만, 발이 빠르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 공격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올 시즌 88경기에서 타율 0.267(180타수 48안타), 2홈런, 18타점으로 부진했지만, 출혈을 감수하며 데려온 선수이기에 더 지켜볼 여지가 있었음에도 방출을 결정했다.
SSG의 움직임은 큰 지출을 피하면서 젊은 선수를 육성해 1군 전력으로 만드는 최근 리그의 흐름과도 무관하지 않다. 2020시즌 후 한화 이글스가 이용규(현 키움 히어로즈)를 방출한 사례와 맥이 닿는다. 올해 이용규는 키움에서 리드오프로 제 몫을 해주며 경쟁력을 입증했지만, SSG는 이 같은 부메랑 효과에도 개의치 않고 팀의 방향성에 맞춰 칼을 빼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얼어붙고, 재정난도 심각해졌다. 구단들은 실리에 입각한 운영 방안을 찾느라 고심 중이고, 그러다 보니 결단이 한층 과감해졌다. SSG 역시 그 흐름을 좇은 것으로 보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