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돌아온 벨리니 최후의 걸작…솔오페라단의 ‘청교도’ [공연]

입력 2021-11-03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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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오페라단의 ‘청교도’ 포스터. 사진제공|솔오페라단

11월 12~1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세 차례 공연
하이F 소화 가능한 테너 희소…세계적으로도 자주 공연되지 못해
1996년 국내 초연·10년 만에 돌아온 청교도, “놓칠 수 없어”
솔오페라단이 모데나 코무날레 극장과 공동제작한 오페라 ‘청교도(I Puritani)’가 11월 12(금) 오후 8시, 13일(토) 오후 7시, 14일(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탈리아의 작곡가 빈센초 벨리니(1801~1835)는 33년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하기 직전, 파리에서 최후의 걸작 ‘청교도’를 완성했다. 당시 사람들은 그의 걸작 ‘노르마’와 같은 작품을 기대했지만 벨리니는 이전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달콤한 멜랑콜리가 가미된 작품을 내놔 놀라움을 자아냈다.

동 시대의 작곡가 도니제티의 선율이 귀를 즐겁게 하는 아름다움에 치중했다면, 벨리니는 그 아름다움에 깊은 우수와 우아한 기품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슬픔을 더했다. 쇼팽이 임종의 순간에 그의 음악을 듣고 싶어 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벨리니는 아름다운 선율의 창조자였다. 그의 양식은 서정적으로 극히 세련되고 화성은 매우 감각적이며 표정이 풍부한 선율로 긴 호흡 위에 우아한 굴곡을 갖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벨리니 오페라의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인 청교도이다.

‘청교도’의 매력은 청교도 혁명이라는 영국 내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왕당파인 아르투로를 사랑하지만 그와 헨리에타 마리아 여왕의 관계를 오해해 미쳐버린 의회당원 엘비라의 사랑이야기를 아름다운 선율을 통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엮어내었다는 데에 있다.

오페라 청교도는 1996년 국립오페라단이 최초로 소개한 이래 국내에서 세 번째 공연된다. 벨칸토의 화려한 기교와 극한의 고음을 소화할 수 있는 테너를 찾기란 무척 힘들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자주 공연되지는 못한다. 실제로 아르투로 역은 하이F의 고음을 내야 하는 고난도의 레제로 테너 배역이다. 이로 인해 가성으로 처리하거나 생략하기도 한다.
광란의 장면을 소화할 수 있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엘비라 역)를 찾기도 테너만큼이나 만만치 않다.

이런 이유로 청교도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작품의 완성도와 아름다움에 비해 자주 무대에 올려지지 않는 작품이다. 1845년부터 1906년까지는 무대에 올려졌다는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다. 벨리니의 이 걸작 오페라는 불세출의 소프라노?마리아 칼라스에 의해 비로소 부활할 수 있었다.

이번 청교도 공연에서는 이탈리아 방송이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로 꼽은 Desir¤e Rancatore가 첫 내한해 ‘엘비라’로 국내 음악팬들과 만난다.
19세의 어린 나이에 잘츠부르크 오페라 축제에 데뷔하며 혜성같이 나타난 Desir¤e Rancatore는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코벤트가든, 취리히오페라하우스, 레알마드리드극장, 밀라노의 라스칼라극장, 비엔나국립극장, 로마오페라극장 등 세계 주요 극장에서 공연하며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최정상급 소프라노이다.

2009년 세계적인 성악가들에게 수여하는 Premio Zenatello를 수상했으며 2010년에는 성악의 오스카상인 Oscar della Lirica를 최초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1년 그의 공로를 인정해 팔레르모시는 ‘세계에서 시칠리아를 가장 빛낸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1월 이탈리아의 방송사 Mediaset의 Canale 5에서는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한 소프라노’로 마리엘라 데비아, 피오렌짜 체돌린스, 마라 란프란키와 함께 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Desir¤e Rancator의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Giulio Pelligra 역시 세계 음악계가 주목하는 벨칸토 테너이다.

국내에서는 1996년에 올려진 이후 15년 만에, 그리고 또 다시 10년 만에 공연되는 벨리니 최후의 걸작오페라 청교도. 클래식 음악팬과 오페라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공연이다.
이번 오페라 ‘청교도’는 솔오페라단과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가 후원하며 조광요턴, KT&G, 세원상사, 대한제강이 협찬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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