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치료제 부작용…‘해피니스’ 있을 법한 공포

입력 2021-11-18 09: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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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반영한 ‘뉴노멀 도시 스릴러’의 진가를 발휘한다.

티빙 오리지널 ‘해피니스’(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는 포스트 코로나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계층사회 축소판인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를 그린 뉴노멀 도시 스릴러다. 다양한 인간군상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원인 불명의 감염병으로 봉쇄되면서 벌어지는 균열과 공포, 생존을 위한 사투와 심리전을 치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신종 감염병으로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 사람들의 혼란은 팬데믹을 경험한 현시대와 맞물리며 현실적 공포를 자아냈다. 그 어느 때 보다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복이 간절한 지금, 다시 오지 않을 ‘해피니스’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은 공감 이상의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해피니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장르물의 문법을 답습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지독히 현실적인 세계관에 있다. ‘광인병’ 자체보다 이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의 이면을 통해 현실을 조명, 장르물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자평이다. 감염병 원인으로 떠오른 경구용 폐렴 치료제 ‘넥스트’ 부작용이 낳은 참사도 현실에 있을 법한 낯설지 않은 상상이다.

시각적 공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극강의 서스펜스를 자아낸 결정적 차별점도 현실성에 있다. 이를 위해 ‘사람’과 ‘사건’ 사이의 밸런스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안길호 감독. 인물에 집중하고 심리적인 요소를 강조한 디테일한 연출에 방점을 찍은 한효주, 박형식, 조우진을 비롯한 배우들 열연도 주목받는다.

‘해피니스’는 사실적 공포를 위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일상적인 공간 ‘아파트’를 주 무대로 택했다. 윤새봄(한효주 분)과 정이현(박형식 분)이 아파트에서 맞닥뜨린 현실은 ‘광인병’보다 잔혹했다. 한 아파트에서 존재하는 계층 간 차별은 씁쓸했고, 감염병이 불러온 두려움은 또 다른 파국을 불러왔다. 쏟아지는 신종 감염병 뉴스와 재난 문자에 무감해진 사람들. 눈앞에 닥치지 않은 고통은 내 일이 아닌 타인의 몫이었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코호트 격리에도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자신의 이익을 좇는 사람들,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이 강요되는 현실은 감염병 이면의 또 다른 위기를 짚어내며 소름을 유발했다. 여기에 괴물 같은 공격성을 보이다가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감염자,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반응은 ‘인간성의 딜레마’를 되짚게 하며 흥미를 더했다.

그런 가운데 감염자와 함께 고립된 ‘101동’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까. 누구나 감염자가 될 수 있는 극한의 혼란 속,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 봉쇄된 아파트에서 살아남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이들의 생존을 위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해피니스’ 5회는 19일 밤 10시 40분 티빙과 tvN에서 공개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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