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바라는 고향 팀에서의 우승 KT 유한준…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놓을까.

입력 2021-11-22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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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한준. 스포츠동아DB

KT 위즈 베테랑 외야수 유한준(40)에게 2021시즌은 아주 특별했다. 팀과 계약이 만료되는 올해 통합우승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2000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우승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례 도전 끝에 우승반지를 끼게 됐다.

유한준은 올해를 그야말로 ‘하얗게’ 불 태웠다. 정규시즌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9, 5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에서 제몫을 다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고, 2차례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하지만 팀이 기장 필요로 한 순간에는 늘 자리를 지켰다. 결정적 한방으로 KT가 정규시즌과 KS에서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존재만으로도 KT 선수들에게 의지가 됐다. KS에선 4번타자의 무게감을 견뎠다. 2루타 1개를 포함해 2안타 4볼넷 1타점에 그쳤지만, 그가 버팀목이 되어준 덕분에 KT 선수들은 가장 큰 무대에서 신바람을 낼 수 있었다.

KT에서 우승은 유한준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유신고 출신인 그는 고향을 연고지로 한 팀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섰다. 그것도 계약기간 마지막 해에 이룬 값진 결과물이었다. 올해 정규시즌을 소화하며 인터뷰를 할 때마다 그는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밝혔다.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어 타석에서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고, 가장 높은 자리에 등극했다.

유한준과 KT의 계약은 올해로 끝난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는 아니다. 연봉 재계약 대상자다. 그가 시즌 내내 은근히 은퇴 의사를 내비친 사실은 이강철 감독뿐 아니라 KT 프런트도 인지하고 있다. KS를 마친 뒤 휴가를 즐기고 있는 그는 올해 안으로 구단과 상의해 거취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종목을 불문하고 선수들이 가장 바라는 꿈은 가장 높은 자리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것이다. 유한준이 가장 높은 자리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택할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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