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스포츠동아DB
2005년부터 2021년까지 프로무대에서 뛴 박병호는 활동기간으로만 보면 이미 FA 계약을 한 차례 맺고도 남았다. 프로 데뷔 동기인 SSG 랜더스 최정(34)은 벌써 2차례나 FA 계약을 체결했다.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이후 뒤늦게 기량을 꽃피운 탓도 있었지만, 박병호에게는 그 외에도 2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2015시즌 후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해 2시즌을 보냈기 때문이다.
결국 만 35세에 첫 FA 자격을 채웠다. 박병호는 나이로 인해 C등급으로 분류됐다.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는 물론 타 팀들과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단, 타 팀이 박병호를 영입하려면 22억5000만 원(C등급·직전 연봉의 150%)의 보상금을 키움에 지불해야 한다. 선수 보상은 없다.
박병호. 스포츠동아DB
적잖은 보상금과 늦은 나이로 인해 박병호의 가치는 전성기에 비해 낮아졌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따를 법도 하다. 그러나 그는 “후회는 없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23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올 시즌 마무리에 대한 얘기를 먼저 꺼냈다. 올 시즌 박병호는 8년 연속 20홈런의 대기록을 작성했지만, 타율이 0.227에 머물러 지난해(0.223)와 비교해 큰 반전은 이루지 못했다. 팀도 가을야구에서 일찌감치 탈락(와일드카드 결정전)해 씁쓸하게 남은 팀들의 경기까지 지켜봤다.
박병호는 “2020년에 못했던 걸 만회하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는데, 성적이 따라주지 않았다. 팀 성적도 가을야구에서 일찍 탈락해 아쉬웠다. 선수들 모두가 최선을 다했기에 그런 생각이 더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FA 권리 행사와 관련해선 “신청을 할 계획이다. 처음이라 조금 설레는 것도 있다. 2022년 나의 야구가 어떻게 계속될지, 그 자체가 너무 궁금하다”고 밝혔다.
박병호. 스포츠동아DB
생애 첫 FA 권리 행사가 늦어진 직접적 원인인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해선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그 2년의 시간이 나에게는 매우 소중하다. 야구를 하는 데 있어 매우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지금도 그 도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되돌아봤다.
구체적 협상 계획에 대해선 “그저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 부분은 에이전트의 몫이다. 나는 개인훈련을 하면서 내년에 어떤 야구를 할지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휴식은 끝냈고, 유산소와 근력운동은 일찌감치 시작했다. 내년에도 야구를 잘해야 한다. 12월부터는 개인기술훈련에 들어간다”며 내년 시즌 준비 계획을 털어놓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