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만에 깨진 亞정상의 꿈…‘ACL 준우승’ 포항, 스틸웨이에 한계는 없다

입력 2021-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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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12년의 기다림은 아쉬움으로 막을 내렸다. 아시아 클럽 정상을 바라본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의 도전이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파흐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힐랄(사우디)과 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0-2로 무릎을 꿇었다.


2009년 이 대회를 평정한 포항이 통산 4번째 우승에 실패하면서 12년 전 선수로 우승을 경험한 김 감독의 사령탑 첫 우승의 꿈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포항은 준우승 상금 200만 달러(약 23억7000만 원)를 받는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알 힐랄이 모든 영예를 안았다. 1991년과 1999~2000시즌, 2019년에 이어 4번째 우승으로 최다 우승팀이 됐다. 한국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수비수 장현수는 개인통산 2번째 ACL 우승을 맛봤다.


6만8000여 홈팬들의 함성 속에 진행된 경기에서 포항은 전반 킥오프 20초 만에 결승골을 내줬다. 중원에서 포항의 볼을 가로챈 나세르 알다우사리의 통렬한 중거리포가 골네트를 출렁였다. 포항은 후반 18분 추가 실점했다. 알 힐랄의 외국인 공격 콤비를 막을 수 없었다. 바페팀비 고미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무사 마레가가 또 포항 골문을 열었다.


그래도 포항은 허망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알 힐랄의 기세가 매섭고, 높은 몸값의 선수 개개인은 분명 위협적이었지만 팀으로는 밀리지 않았다. 거의 모든 경기 지표에서 포항이 우위를 점했거나 대등하게 싸웠다. 볼 점유율은 54대46(%), 유효 슛은 5대4(개)로 앞섰다.


찬스도 있었다. 다만 운이 없었다. 전반 12분 신진호의 중거리 슛이 골대를 맞았고, 전반 막판부터 적극적으로 시도한 슛은 번번이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거나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 감독은 경기 후 “너무 이른 실점으로 심리적으로 쫓겼다. 우리가 준비했던 5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씁쓸해했으나 포항의 도전은 위대했다. 가장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풀 전력을 꾸릴 수 없었다. 시즌 내내 이적과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포항은 이날 경기에도 주축 여럿을 투입하지 못했다. 골키퍼 강현무가 부상을 당했고, 미드필더 이승모는 병역 관련 봉사활동시간 미달로 해외 출국이 불가능했다.


팀을 둘러싼 온갖 악재를 고려하면 ACL 준우승도 대단한 결실이다. 당초 포항의 목표는 16강 진입이었으나, 기대이상으로 잘 싸웠다. 이름값은 부족해도 팀으로는 한계가 없었던 강철군단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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