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출신’ 마사-이현식이 인생을 걸고 뛰었다…대전하나, 7년만의 K리그1 복귀에 ‘성큼’ [승강 PO 현장]

입력 2021-1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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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1’ 1차전 대전 하나시티즌과 강원FC의 경기에서 강원 한국영이 대전 이현식을 피해 패스하고 있다. 대전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시나리오는 간단했다. 무조건 이겨야 했다. 한 팀만 남는 치열한 혈전의 첫 판은 굉장히 중요했다. 기선 제압으로 분위기를 띄울 수도 있다. 홈팀도, 원정팀도 모두 승리를 다짐한 이유다.

절실함과 애절함이 뒤섞인 그라운드. 90분 후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이 활짝 웃었다. 8일 대전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1’ 승강 플레이오프(PO) 1차전 홈경기에서 최용수 감독이 지휘하는 K리그1(1부) 11위 강원FC를 1-0으로 꺾고 승격의 8부 능선을 넘었다.

2015년 강등 이후 매년 승격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고개를 숙였던 대전하나는 7년만의 K리그1 복귀에 바짝 다가섰다. 2013년 K리그에 승강 PO가 도입된 이후 1차전 승자는 모두 승격 또는 잔류에 성공했다. 대전하나는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2차전 원정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오랜 기다림을 끊을 수 있는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쾌조의 스타트를 뗀 대전하나의 일등공신은 일본인 미드필더 마사와 이현식이었다. 후반 5분 선제 결승골을 합작했다. 마사가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문전 왼쪽을 돌파하다 흘려준 볼을 이현식이 골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킥으로 연결해 득점했다.

공교롭게도 둘 다 강원 출신이다. 안산 그리너스~수원FC를 거친 마사는 올해 초 강원에 입단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한 채 6월 ‘6개월 임대 후 완전이적’ 조건으로 대전하나 유니폼을 입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전하나에서 뛴 후반기 15경기에서 9골·1도움을 올리며 팀의 승강 PO 진출에 큰 역할을 했다. 마사는 10월 안산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뒤 “지금까지 내 축구인생은 패배자였다. 다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승격에 인생을 걸어보겠다”는 말로 깊은 울림을 남긴 바도 있다.

이현식 역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강원에서 뛰다 올 시즌 대전하나에 입단해 29경기에서 5골·6도움으로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탰다. 이날 승강 PO 1차전에서도 결정적 한방으로 벤치의 신뢰에 보답했다. “시즌 중 많은 경기를 뛰고, 좋은 결과를 낸 주축선수들을 최대한 투입했다”는 이 감독의 판단이 주효했다.

중원 장악을 통해 이뤄진 결승골도 훌륭했으나 도전자의 입장, 낮은 자세로 결전에 나선 대전하나의 플레이 자체가 인상적이었다. K리그2 PO를 치른 뒤 한참을 쉬었음에도 경기감각은 무뎌지지 않았다.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고,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빠른 기동력을 앞세워 강원을 괴롭혔다.

반면 강원은 몹시 다급해 보였다. 실점 이후 충분히 반격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허탈한 마무리로 번번이 놓쳤다. 최 감독은 “실수를 줄이며 최대한 볼을 상대 지역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으나, 원치 않는 흐름이 반복된 끝에 고배를 들었다.

대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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