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 훼손”…‘설강화’ 첫방송부터 논란

입력 2021-12-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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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중지 청원 10만여명 동의
일각선 “1회 만에 비판 지나쳐”
JTBC 새 토일드라마 ‘설강화:스노우드롭’(설강화)가 18일 첫 방송 직후부터 양극의 시청자 반응에 휩싸였다. 남파 간첩인 주인공 등 주요 인물과 극중 상황이 6·10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1987년을 배경으로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아직 이야기 초반이어서 비판을 하기에는 성급하다는 시선도 적지 않아 시청자 사이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는 여대생 역 지수가 우연히 마주친 남파 간첩 정해인을 운동권 학생으로 착각하고 도와주는 1·2화 속 설정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와 관련해 ‘설강화’의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글이 올라 반나절 만인 이날 오후 현재 10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은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설강화’는 앞서 올해 3월에도 남파 간첩과 민주화운동을 하는 여학생의 사랑을 그리는 내용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 이야기가 인물 소개에 그쳤다며, “단 1회 만에 비판을 제기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19일 “이야기를 어떤 관점으로 풀어낼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교수는 “초반 인물 설정과 극적 상황이 앞서 일부 시청자가 우려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는 하다. 계속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간다면 위험 요소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설강화’의 연출자 조현탁 PD는 “대본을 쓴 유현미 작가가 2008 년 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탈출한 탈북자의 수기에서 영감을 얻고, 여자대학 기숙사의 경험을 녹여 만든 이야기”라면서 “독재정권과 대선 정국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은 가상”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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