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과 바늘’ 대구FC 조광래 사장과 가마 감독 [스토리사커]

입력 2022-01-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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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조광래 사장(68)과 알렉산더 가마 감독(54·브라질)의 우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둘은 ‘실과 바늘’ 사이로 불릴 만큼 끈끈한 관계다.

인연이 시작된 것은 2008년 12월이다. 당시 경남FC 사령탑이던 조광래 감독은 선수육성에 관심이 많았다. 국내에도 우수한 지도자들이 많지만, 새로운 시각과 신선한 감각으로 어린 선수들을 키워보고 싶은 생각에 외국인 코치를 원했다. 또 드래프트에서 20여명의 신인들을 뽑았기에 역량 있는 코치가 필요했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지도자가 바로 당시 가마 코치다. 2002년부터 브라질에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그는 플루미넨세, 마카에(이상 브라질), 알 와흐다(아랍에미리트) 등을 거쳤다.

가마 코치의 능력은 기대이상이었다. ‘조광래 유치원’이란 찬사를 들을 정도로 육성에 탁월했을 뿐 아니라 수비전술에서도 감각이 뛰어났다. 2009시즌 경남이 15팀 중 7위에 오르는 데는 가마 코치의 역할이 컸다.

믿음을 얻은 가마 코치는 곧바로 ‘조광래 라인’에 편입됐다. 2010년 7월 둘은 축구국가대표팀의 감독과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조 감독이 강력히 원했다. 이듬해 12월 조 감독이 경질되면서 가마 코치는 한국을 떠났다.

가마는 태국에서 승승장구했다. 2014년 부리람 유나이티드 사령탑에 오른 뒤 팀을 2년 연속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 뒤 치앙라이 유나이티드, 무앙통 유나이티드 등을 맡아 성과를 내면서 최고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가마 감독은 리그, 컵 대회 등에서 총 12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 사이 조 감독은 행정가로 변신했다. 대구 단장 겸 대표이사를 맡은 그는 탁월한 감각으로 선수와 감독에 이어 행정가로도 성공을 거뒀다. 특히 축구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를 건립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최고의 자랑거리다. 성적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거머쥘 정도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두 사람이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제는 사장과 감독으로 손을 맞잡았다. 대구 구단은 지난달 말 이병근 감독의 후임으로 가마 감독을 선임했다. 사실 2020년 1월 안드레 감독(브라질)이 갑자기 팀을 떠난 뒤부터 가마 감독 영입설은 끊임없이 나돌았다. 하지만 소속팀과 계약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조 사장의 표정이 무척 밝아졌다. 그는 “가마 감독은 평소 착한 성품을 지녔지만, 경기장에만 들어가면 열정이 넘친다. 훈련할 때도 마찬가지”라며 “특히 축구에 대한 지능이 뛰어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지도 스타일에 대해선 “스피드를 강조한다. 우리 팀 경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도 “수비도 강조하는데, 수비 안하는 선수들은 괴로울 것”이라며 웃었다. 특히 12번의 우승 경험을 높이 샀다. 조 사장은 “대구도 이제 우승이 필요한 시기”라며 “우승은 선수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우승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가마 감독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조 사장의 숙원은 리그 우승이다. K리그 최고 외국인선수로 꼽히는 세징야와 에드가(이상 브라질)를 보유하고도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시즌이 좋은 기회라고 믿는다. 과연 가마 감독이 조 사장의 소원을 풀어줄 수 있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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