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대표팀 남해 전지훈련.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대표팀 남해 전지훈련.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명예회복을 선언한 K리그1(1부) FC서울은 새해 첫날부터 경남 남해에서 동계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전지훈련의 메카로 불리는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잠시도 숨 돌릴 틈 없는 혹독한 강화훈련에 한창이다.


이곳에는 서울 선수단만 있는 게 아니다. 이달 20일 인도에서 열릴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을 앞둔 콜린 벨 감독(잉글랜드)의 여자축구국가대표팀도 머문다.


남해스포츠파크 내 유일한 리조트에 머무는 ‘한 지붕 두 가족’이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서로의 영역(?)은 다르다. 서울은 1층 식당과 4~5층 객실을 사용하고, 여자대표팀은 2층 식당과 6~7층 객실에 머문다. 물론 미팅룸도 겹치지 않고, 트레이닝센터 역시 시간대를 달리해 사용한다.


그래도 따뜻한 정이 오간다. 연령별 대표팀이든 A대표팀이든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거친 양 팀 선수들은 숙소 로비 커피숍 또는 편의점에서 마주칠 때면 손을 흔들며 살가운 인사를 나눈다.

여자축구대표팀 남해 전지훈련.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대표팀 남해 전지훈련.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훈훈한 장면은 또 있었다. 서울 선수들이 여느 때처럼 지친 표정으로 2시간짜리 풀 트레이닝을 하던 5일 오후 남해공설운동장 출입구. 대한축구협회(KFA)의 대형 밴이 멈췄다. 여자대표팀에 수량이 부족했던 미니골대 등 서울의 훈련장비를 빌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장비가 KFA 밴에 전부 실리지 않았다. 다시 서울이 나섰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안익수 서울 감독은 장비차량까지 흔쾌히 빌려줬다. 그는 과거 여자대표팀을 이끈 바 있고, ‘벨호’의 여러 선수들과도 미소와 안부를 주고받는 사제지간이다. “큰 도전을 앞둔 여자대표팀을 응원한다. 필요한 무엇이든 적극 지원할 수 있다”는 게 안 감독의 생각이다.

남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