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사퇴 “화정아이파크 완전철거·재시공도 고려”

입력 2022-01-17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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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7일 만에 잇단 대형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 다만 그룹 지주사인 HDC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며 향후 사고 수습에 대한 대주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제가 불거진 화정아이파크 현장에 대해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있다고 나오면 수분양자 계약 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와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 HDC현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시공을 맡은 화정아이파크 공사 현장에선 11일 201동 23층~38층 외벽이 무너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명이 실종됐다 1명이 구조됐지만 사망했다. 나머지 5명 실종자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 작업 중 건물이 붕괴해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광주 학동4구역 시공도 맡았던 HDC현산은 잇단 대형 참사로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작년 학동 참사 직후 광주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던 정 회장은 이번에는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며 또 한번 머리를 숙였다.


정 회장은 “HDC현산은 1976년 압구정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2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잇단 사고로 회사 신뢰가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1999년 HDC현산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돼 마음이 아프다”는 소회도 토로했다.


덧붙여 “이번 사고로 피해자와 가족분들에게 피해 보상은 물론 입주예정자와 이해관계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광주 화정지구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이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전국 건설현장에 대한 외부 안전진단을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기간이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HDC현산이 지은 모든 주택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결함에 대해 보증기간을 30년까지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사과문 발표 후 이어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정 회장은 “대주주 책임은 다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지주사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는 고객과 이해 관계자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이다. 향후 역할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해 얘기하겠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현재 사고 원인을 정부 기관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 구조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 두 가지가 가장 우선”이라며 “추후 사고 원인 규명에 따라야 할 것이며 이번 (HDC현산 회장) 사퇴로 책임을 벗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주주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고 대책은 사고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야 나올 것이다. 원인을 찾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밝히겠다”면서 “화정아이파크의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 계약해지는 물론 완전 철거 후 재시공까지 고려하겠다. 화정지구 아파트가 광주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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