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승 “생계 임계점 도달…‘DMO’ 꾸려 발전 도모해야”

입력 2022-01-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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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입문해 지금까지 여행업계 현업에서 뛰고 있는 대표적인 1세대 관광인 양무승 서울관광협회 회장. 양 회장은 코로나19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책과 지원이 획일적이고 소극적이라면서 “2500만 명 해외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한다면 항공부터 호텔, 여행사까지 일선 수용태세를 회복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양무승 서울관광협회장이 말하는 관광산업의 현실과 미래

끝 안 보이는 코로나에 어려운 시기
정부 지원 소극적…줄줄이 문 닫아
각 자치구 참여 지역관광협의회 필요
콘텐츠 개발·마케팅 힘 합쳐야할 때
타 지역에 모범적 테스트베드 돼야
우리 관광산업은 코로나19로 유래가 없을 정도로 혹독한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위드코로나로 잠시 온기가 돌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다시 얼어붙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취임한 양무승 서울관광협회(STA) 회장은 40년 넘게 관광업계에 몸을 담고 있는 베테랑 기업인이다. 서울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80%를 차지하는 핵심지역이다. 양무승 회장과 코로나 위기 속 관광산업의 현실과 미래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려운 시기에 서울 관광업계의 대표를 맡았다.


“걱정이 태산이다. 정말 어려운 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서울시 민생대책 예산 8000억 원 중에 관광 관련부문이 165억 포함됐다. 서울 소재 5500개의 관광관련 소기업에 300만 원씩 지원한다. 오세훈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와 시의회가 관광업계를 위해 정치적 입장을 초월해 이룬 결과여서 너무 고맙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관광업계에서 정부 지원에 대한 불만이 높다.

“지금 다들 생계임계점에 도달했는데 여전히 지원이 너무 소극적이다. 산업 특성이나 종사인력을 고려한 맞춤지원도 없다. 해외여행 현지가이드나 여행인솔자들은 현재 지원 사각지대다. 고용 형태가 정규직과 다르다 보니 지원대상에 들어가질 않는다. 국내 통역안내사들도 인바운드 관광객을 담당하는 중요 인력인데 역시 같은 이유로 지원이 없다.”


-그럼 업계가 체감할 현실적 지원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손실보상금을 제조업과 다르게 봐야 한다. 여행사는 수수료 수입이 대부분이다. 전체 매출에서 이익을 따지는 제조업과 달리 기업에 순수하게 남는 수익 자체가 매출이다. 산정 자체는 어렵지 않다. 국세청 신고 매출을 수익으로 인정하면 된다. 당국의 시각과 의지의 문제다.”


-정부는 최근 해외관광객 2500만 명 유치 계획을 천명했는데….

“2500만 명을 어떻게 수용할지 실질적인 고민이 없다. 여행객을 실어 나를 항공사부터 숙박을 책임질 호텔, 여행사, 통역안내사 등 관련산업 생태계가 대거 무너졌다. 이를 해결할 로드맵부터 마련해야 한다.”


-관광업의 중요 축인 호텔 상황이 요즘 심상치 않다.

“특급호텔 일부가 호캉스 등으로 선전하니까 정부에선 ‘아직 버틸 만한 것 같다’고 보는 것 같다. 실제론 대부분 힘들다. 특히 해외관광객이 선호하던 비즈니스급 호텔들이 심각하다. 몇 년 전까지 호텔이 많이 부족해 실속형 도심 비즈니스급 호텔이 많이 생겼는데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은 시설과 인력이 핵심이다. 손님이 돌지 않으면 시설 유지가 어렵고, 서비스 인력이 빠져나간다. 객실 린넨 세탁이나 식자재 공급 같은 협력업체도 일감이 없어 문을 닫고 있다. 이게 생태계 붕괴다.”


-어려움을 겪는 호텔은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우선 비용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호텔들은 코로나 상황인데도 여전히 교통유발분담금을 낸다. 이용객이 확 줄어 지역교통유발 요인이 없다면 분담금도 없애거나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재산세 경감 등 세제지원도 필요한데 이건 또 국세가 아닌 지방세다. 지자체가 수익이 줄기 때문에 나서질 않는다. 행정안전부가 지역교부금을 늘리는 식으로 지원해 지자체가 호텔 재산세를 깎아주도록 유도해야 한다.”


-코로나로 관광유관산업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항공사인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슬롯(항공기가 특정시간대 공항을 이용할 권리)이나 노선을 줄이는 조건부 승인으로 가닥이 잡히는 것 같다. 여러 고민 끝에 그런 방향으로 잡았겠지만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기대했던 인수효과가 생길지 걱정이다. 이만한 글로벌 항공사 하나 키우는 데는 50년이 걸린다. 치열한 글로벌 항공경쟁에서 국적항공사가 버티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이 너무 커져 국내 LCC(저비용항공사)의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문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노선과 슬롯을 줄이면 그게 우리 LCC로 가는 게 아니라 해외항공사로 갈 가능성이 높다. 국내 LCC의 기재나 인력 여건상 FSC(대형항공사)인 두 기업의 슬롯과 노선을 인수하긴 쉽지 않다. 어렵게 개척한 노선과 해외공항 슬롯을 남에게 다 주는 셈이다. 한번 내준 노선과 슬롯은 되찾기 힘들다. 항공주권, 운송주권의 문제다.”


-위드코로나 또는 포스트코로나에서 서울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구상은.

“서울이 우리 관광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이니 문체부가 밝힌 2500만 명 유치에서 최소 2000만 명은 감당해야 한다. 서울관광이 함께 발전하고 자치구로 고르게 분산될 수 있도록 지역관광협의회(DMO)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DMO는 어떤 구성과 역할을 하는가.


“서울의 DMO는 자치구의 관광담당자, 관광업체, 관련 산업체들이 다 들어와야 한다. 예를 들어 관광객 수용접점이 많은 편의점, 화장품매장 등이 같이해야 한다. 각 자치구가 참여하는 공동 마케팅, 프로모션, 상품구성을 할 수 있는 플랫폼도 필요하다. 일본은 도쿄 북쪽 8개 현이 연합해 공동마케팅을 하고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성공했다. 서울의 DMO가 다른 지역이 따라할 좋은 테스트 베드가 돼야 한다.”




양무승 서울관광협회장은…

-1954년생. 단국대 행정학 학사, 1978년 럭키항공(여행사) 입사, 1987년 올림픽항공(여행사) 설립, 1999년∼(현)투어2000 대표이사, 2013년∼2018년 한국여행업협회(KATA) 제8·9대 회장, 2016년∼(현)한일경제협회 이사, 2018년∼(현)서울시 관광인 명예시장. 2021년∼(현)국회관광산업포럼 공동대표

-제42회 관광의 날 은탑산업훈장, 프랑스 관광금훈장, 일본 외무대신 표창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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