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몬자, 김연경 영입 제의…흥국생명이 말하는 원칙은?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2-02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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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연경 SNS

중국리그에서 시즌을 마친 뒤 다음 행보를 준비하는 김연경(34)에게 이탈리아의 몬자가 또 러브콜을 보냈다. 이탈리아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의 지나 루카 파시니 기자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블로그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 1부리그에서 우승을 노리는 몬자가 김연경에게 입단을 제의했다. 몬자는 1년여 전에도 영입을 원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몬자는 김연경과 2021~2022시즌 단기계약을 맺고 우승에 도전해보겠다는 팀의 의지와 필요가 담긴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연경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중국리그를 마치고 귀국한 뒤 자가격리에 들어갔던 김연경은 23일 광주에서 벌어진 V리그 올스타전 이벤트에 참가한 것을 제외하곤 대외활동을 삼가고 있다. 쉬는 기간 방송노출도 자제하기로 했던 그는 잔여시즌뿐 아니라 다음 시즌 행보까지 고려해 심사숙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간간이 주변에서 새어나오는 얘기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힘든 생활에 지쳐 해외리그 대신 V리그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보낼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이 경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해외리그와는 달리 원 소속팀 흥국생명에 묶여있는 족쇄가 변수다. 김연경이 V리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려면 흥국생명 소속으로 한 시즌을 더 뛰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건너뛰고 소문대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에 가려면 흥국생명의 양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페퍼저축은행이 다양한 경로로 사전정지작업을 진행하고 공개적으로 영입의사까지 드러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흥국생명은 페퍼저축은행의 속내는 충분히 알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원칙대로”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흥국생명이 이런 스탠스를 취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아직 선수 본인으로부터 어떤 의사표현도 직접 듣지 못했기에 구단이 먼저 의견을 개진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정말로 V리그의 다른 팀으로 이적을 원한다면 김연경이 직접 구단에 의사를 밝히는 것이 첫 단계라고 믿는다. 현재 V리그에선 에이전트 제도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에이전트 등 주변인이 아닌 선수 본인이 직접 구단과 대면해 의사표현을 해줘야 흥국생명도 공식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흥국생명이 주장하는 원칙은 계약이다. 흥국생명은 이 원칙이 V리그의 모든 팀에도 해당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믿는다. 구단과 선수는 계약으로 얽혀있다. 이 계약관계는 리그를 지탱하는 기본이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선수로 5시즌을 뛰었기 때문에 아직 자유롭게 팀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 선수가 현 소속팀에서 뛰기 싫다고 해서 마음대로 이적을 허용하면 V리그의 다른 모든 팀도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선수를 보내줘야 한다. 그 경우 리그를 유지하는 기본 틀은 깨진다.

김연경이기에 예외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원칙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도 원칙을 깨고 몇몇 해외파 유명선수들을 위해 특별규정을 만들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원칙을 깨는 첫 번째 팀이 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과연 김연경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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