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허참 애도 물결…“열심히 살아온 천생 방송인”

1일 갑자기 세상을 떠난 방송인 허참에 대한 추모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빈소가 차려진 서울시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 사진제공｜사진공동취재단

1971년 TBC ‘7대 가수쇼’로 정식데뷔
26년간 ‘가족오락관’ 맡아 국민 MC로
간암 투병 중 건강 나빠져…향년 73세

“한평생 열심히 살아온 천생 방송인”(이상벽)

영원한 ‘국민 MC’ 허참(이상용)이 1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그는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중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갑작스럽게 세상과 작별했다. 유쾌한 말투와 넉넉한 웃음으로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그가 삶의 끝자락에서도 마이크를 놓지 않고, “행여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될까봐” 간암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겨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이상벽, 이상용 등 절친한 동료들에게도 “괜찮다”며 의연해 했다.

동료들은 허참에 대해 “참 성실했다”고 입을 모았다. ‘뽀빠이’ 이상용(78)은 2일 스포츠동아와 전화통화에서 “재능도 많고 똑똑한 친구였다”며 울먹였다. 그는 “허참은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어렵게 산 과거를 딛고 방송가에 이름을 날린 입지적인 인물”이라고 돌이켰다. 지난해 11월 KBS 2TV ‘불후의 명곡’ 송해 특집 녹화 당시 “살이 많이 빠져 보여 건강에 대해 물었으나 애써 ‘괜찮다’고 했다”면서 “아픈 걸 주변에 숨겨왔다”고 마음 아파했다.

막역한 동료인 방송인 이상벽(75)도 “이 시대의 마지막 ‘전문 MC’를 잃었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1970년 초 연예부 기자 시절, ‘쉘부르’에서 무명 연예인인 허참을 처음 만난 당시를 떠올리며 “부산 사투리도 혹독하게 고치는 등 매사에 열심히 했던 게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날 지인들과 방송가 후배들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된 빈소에 들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추모했다. 손미나, 오정연 등 후배들과 누리꾼들도 SNS와 온라인에서 추모 행렬을 이어갔다. ‘가족오락관’을 6년간 함께 진행한 손미나는 SNS를 통해 “후배나 막내 스태프들까지도 깍듯하게 존중해주신 분”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허참의 발인식은 3일 오전 5시20분 서울시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러진다. 장지는 강원 춘천시 서면 경춘공원이다.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난 허참은 방송가 입성의 꿈을 안고 1970년 상경했다. 이후 2013년 사망한 방송인 이종환의 눈에 들어 그가 운영하던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서 진행자로 일했다. 남다른 입담의 소유자로 방송가에 소문이 나면서 1971년 TBC ‘7대 가수쇼’로 정식 데뷔했다.

1984년 4월부터 2009년 4월까지 26년간 진행한 KBS 2TV ‘가족오락관’이 대표작이다. 프로그램 말미에 각 팀의 점수판을 확인하며 외치는 “몇 대 몇!”이라는 대사가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2007년 ‘추억의 여자’에 이어 2019년 ‘허참 2020’ 등 두 장의 앨범을 내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