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니 출연에 美 복면가왕 녹화 파행 …한국계 심사위원 열받아 퇴장

입력 2022-02-04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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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방송화면 캡처.

미국 판 복면가왕에서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출연에 항의하는 표시로 고정 패널인 한국계 배우 겸 코미디언 켄 정과 팝가수 로빈 시크가 퇴장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CNN과 연예 매체 데드라인은 3일(현지시간) 폭스채널 예능 프로그램 ‘마스크드 싱어(Masked Singer)’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출연자들이 노래 실력을 겨뤄 우승자를 뽑고 탈락자는 가면을 벗어 신분을 공개하는 한국 지상파 방송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의 판권을 구매해 제작한 한 것으로, 2019년부터 방송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켄 정과 로빈 시크를 포함해 4명의 고정 패널이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오는 3월부터 방송 예정인 7번째 시즌의 첫 회 분 녹화 방송에 출연했다.

켄 정과 로빈 시크는 탈락한 줄리아니가 가면을 벗어 얼굴을 드러내자 분노를 표출하며 녹화장을 떠났다. 나머지 패널 2명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이 같은 행동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를 지낸 최 측근으로 통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패배하자 부정 선거 음모론을 퍼트리며 대선불복 운동에 앞장섰다. 그는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를 인증하는 작년 1월 6일 상·하원 합동회의 직전 백악관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연설을 했고, 이에 고무된 지지자 수천 명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 난입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는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을 선동한 혐의로 연방 수사당국과 연방의회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켄 정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주장을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두 사람은 줄리아니 전 시장의 녹화가 끝난 후 촬영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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