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재진도 모르는 ‘피겨황제’ 하뉴의 두문불출 [강산 기자의 비하인드 베이징]

입력 2022-02-06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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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하뉴 유즈루(28·일본)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최고의 인기스타 중 한 명이다. 1920년 안트베르펜, 1924년 샤모니, 1928년 생모리츠대회까지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3연패를 일군 일리스 그라프스트룀(스웨덴) 이후 94년 만에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피겨가 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8일 베이징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벌어질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앞서 진행되는 공식 훈련 때마다 일본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고난도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악셀을 구사하는 하뉴는 이번 대회에서도 네이선 첸(미국) 등과 함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뉴는 단 한 차례도 공식 훈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5일은 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훈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음에도 자취를 감췄다. 6일 마지막 공식 훈련은 보조링크에서 진행됐고, 7일에는 훈련이 없다. 캐피털실내빙상장에선 7일 오전 피겨 페어스케이팅과 아이스댄스, 여자단체전 프리스케이팅이 열리고, 오후 쇼트트랙 여자 500m와 남자 1000m 레이스가 펼쳐진다. 이는 곧 하뉴가 한 차례도 메인링크를 경험하지 않고 실전을 치른다는 의미다.

단순히 훈련에만 불참한 게 아니다. 하뉴의 행보 또한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일본 취재진에게 수차례 물어도 “(하뉴가) 안 보인다”는 답만 돌아온다. 한 일본 방송사 기자는 “2021년 전일본선수권대회가 끝난 뒤로 단 한 차례도 하뉴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26일 전일본선수권대회가 끝난 뒤로 한 달 넘도록 종적을 감췄다는 뜻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한 관계자도 “우리도 하뉴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한 가지 사실은 하뉴가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며 답답해했다.

오히려 일본 취재진이 차준환(고려대)과 하뉴의 전담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거취를 물어볼 정도다. 차준환은 5일 캐피털실내빙상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한국 취재진에게 “선수촌에서도 하뉴를 보지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하뉴의 근황이 공개된 것은 3일 일본빙상경기연맹의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게재된 동영상 메시지가 전부다. 하뉴는 이 영상을 통해 “쿼트러플 악셀을 포함해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고 결의를 다졌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호치는 6일 “하뉴는 2014년 소치대회에선 쇼트 3일, 2018년 평창대회에선 쇼트 5일 전 결전지에 도착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실전에 돌입하기 직전까지 위험요소를 줄이려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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