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쇼트트랙 金 따는 방법 [강산 기자의 베이징 리포트]

입력 2022-02-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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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이 시작부터 편파판정으로 얼룩지고 있다. 5일 2000m 혼성계주, 7일 남자 1000m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따낸 과정을 보면 모든 것이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상처를 입었다. 남자 1000m에 출전했다가 준결선에서 페널티를 받은 한국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는 직접적 피해자다. 헝가리의 스타 샤올린 산도르 리우는 결선에서 피니시 라인을 목전에 두고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가 된 중국 런쯔웨이에게 내동댕이쳐지고 옐로카드까지 받았다. 2000m 혼성계주에선 미국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희생양이 됐다. 배턴 터치를 하지 않고 2바퀴를 내달렸음에도 불구하고 결선에 오른 중국이 금메달을 선물 받았다.

이 같은 사례들을 참고하면 중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 특히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는 의외로 간단한 ‘샛길’이 보인다. 아직 남자 500m, 1500m, 5000m 계주와 여자 1000m, 1500m, 3000m 계주의 6개 종목이 남아있기에 얼마든지 실행할 기회도 있다. 단, 다음의 가이드라인을 완벽하게 따를 경우에 한해서다.


첫 번째, 중국 선수와 어떤 접촉도 없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야 한다. 한마디로 ‘압도적 레이스’를 펼치는 것이다. 만약 중국 선수가 뒤에서 손으로 잡아채 넘어지면? 구제는 불가능하다. ‘중국 선수가 손을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죄’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앞서 달리는 중국 선수와 작은 접촉이라도 일어났다면? 본인의 기록지 우측에 ‘PEN(페널티)’ 사인이 뜰 것이다.

두 번째, 맨 뒤쪽에 처진 채로 레이스를 관망하며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이 경우 아무런 접촉 없이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앞서 달리던 선수들이 순위경쟁을 하다가 모두 넘어지는 상황이 펼쳐지면, 유유히 결승선을 통과하면 된다. 아무런 접촉 없이 1위로 골인했으니 금메달의 주인이 된다. 2명의 선수가 결선에 진출했을 경우 확률은 더욱 올라간다. 그러나 만약 중국 선수가 2위로 골인했다면? 10여분 동안 비디오판독 결과를 기다리며 공포에 떨어야 한다. 한국쇼트트랙대표팀 최고참 곽윤기(고양시청)의 말처럼, 중국의 금메달을 위해서라면 다른 선수들은 “바람만 스쳐도” 실격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중국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중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금메달은 보장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기만 하면 된다. 너그러운 심판진이 기꺼이 금메달을 배달해줄 것이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선례를 남겼기에 일관성이 필요하다. 시상대 위에선 런쯔웨이처럼 트레이닝복 상의에 새겨진 오성홍기를 가리키며 활짝 웃으면 된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비난은 잠깐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면 모든 게 완성된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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