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봅슬레이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중 내내 눈이 내리지 않는 열대의 자메이카는 이번 대회에서 봅슬레이 3개 종목에 출전 중이다. 감동의 동계올림픽 레이스, 첫 주자는 여자 모노봅(1인승)이었다. 이번 대회 자메이카 선수단 기수로 나선 재스민 빅토리안이 출전해 1~4차시기 합계 4분28초56으로 전체 20명 중 19위에 올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메이카는 션웨인 스테펜스와 님로이 터곳이 호흡을 맞춘 남자 2인승에서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14일과 15일 옌칭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펼쳐진 1~3차시기에서 합계 3분04초12로 꼴찌(30위)에 머물렀다. 3차시기까지 성적을 바탕으로 출전을 가리는 4차시기에는 나서지 못했으나, 출전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터곳은 “아쉽게 4년 전 평창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같은 아픔을 피하고 싶었고, 4년간 노력한 끝에 다시 올림픽에 왔다”며 활짝 웃었다.

이제 하이라이트가 기다린다. 19, 20일 열리는 남자 4인승이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4인승은 이번이 3번째 올림픽이다. 1993년 개봉해 세계인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 영화 ‘쿨러닝’의 모티브가 된 1988년 캘거리대회와 1998년 나가노대회에 이어 24년 만에 동계올림픽에 돌아왔다.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자국내 훈련 인프라는 전무한 데다 제대로 된 장비도 없어 중고 썰매를 가까스로 구입해 베이징대회를 준비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훈련마저 중단돼 도로에서 자동차를 밀며 스타트 훈련만 간신히 소화했다. 성적과 성과가 아닌, 출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올림픽정신을 자메이카가 증명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