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Strong!” 라이벌의 감탄사에 묻어나는 ‘최강민정’의 위대함 [강산 기자의 비하인드 베이징]

입력 2022-02-17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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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은 16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특히 여자부 ‘3대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1500m의 최민정(24·성남시청), 1000m의 수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 500m의 아리아나 폰타나(32·이탈리아)다. 이들은 나란히 해당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의 피날레를 장식한 여자 1500m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은 한국이 자랑하는 간판스타다. 2차례 올림픽에서 수확한 메달만 무려 5개(금 3·은 2)다. 전이경, 박승희, 이호석(이상 쇼트트랙),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과 더불어 한국 선수의 역대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기록이다. 1500m는 물론 1000m와 500m까지 종목을 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뽐내는 것이 최민정의 가장 큰 매력이다.

라이벌로 꼽히는 폰타나와 스휠팅의 평가는 최민정의 위대함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빙판 위에선 치열하게 순위를 다투지만, 밖에선 서로의 강점을 연구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강력한 피지컬을 앞세워 인코스를 방어하는 스휠팅, 남다른 스피드와 지구력을 지닌 폰타나도 최민정과 관련한 질문에는 주저 없이 엄지를 치켜세운다.

스휠팅 “최민정의 스케이팅을 사랑한다.”

스휠팅은 11일 여자 1000m 금메달 획득 직후 “최민정이 추격하는 것을 봤고, 그 때부터 굉장히 힘든 레이스가 시작됐다. 최민정은 매우 좋은 선수(great skater)다. 나는 그녀의 스케이팅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당시 최민정은 스휠팅에 간발의 차로 밀려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에게도 최민정은 두려운 존재였던 것이다. 16일 1500m에선 반대로 스휠팅이 막판 스퍼트를 시도했지만 최민정을 넘지 못했다. 네덜란드대표팀 관계자는 최민정의 레이스를 돌아보며 “슈퍼 스트롱(super strong)”이라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폰타나 “민정, 어쩌면 그리 빠른가”

폰타나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최민정은 엄청나게 빠른 선수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가”라며 감탄했다. 아웃코스에서도 인코스에 위치한 선수들을 단숨에 추월하는 최민정의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최민정이 막판에 치고 나온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었다. 머릿속에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1500m가 아닌, 꾸준히 스피드를 유지해야 하는 500m 레이스 직후의 발언이었다.

최민정 “선의의 경쟁 통한 발전은 좋은 일”

최민정도 1500m 금메달을 차지한 직후 스휠팅, 폰타나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레이스를 하루 앞두고 올림픽 2연패와 관련한 질문에 “(스휠팅, 폰타나는 했으니) 나만 잘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껄껄 웃던 그의 자신감은 진짜였다. 최민정은 “경기를 마치고 스휠팅과 폰타나가 ‘평창 때와 결과가 같다’고 말했다. 정말 좋은 선수들과 레이스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이렇게 선의의 경쟁을 하며 발전하는 것은 선수로서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 이어 “스스로와 싸움에서 한계를 어느 정도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과거의 나를 계속 넘어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준비했다”고 2연패 비결을 전했다. 실력과 멘탈의 집합체. 모두가 인정하는 ‘최강민정’의 위대함이다.

베이징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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