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새 경기일정과 위기상황에서 더 필요한 공동체의식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2-17 14: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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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OVO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팀 중 하나다. 9일 선수 2명이 의심 증세를 호소하자 즉시 격리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했다. 그 때부터 감염선수가 속출했다. 10일 2명이 양성으로 확인됐고, 11일에는 5명이 추가됐다. 12일에는 재검사 대상이었던 선수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15일에는 잠복기간이 달랐던 선수 4명과 스태프 1명이 또 감염으로 확인됐다. 17일 현재 선수 13명과 스태프 1명이 감염됐다.


불상사 속에서도 도로공사는 가장 모범적으로 행동했다. 모든 사실을 공개했다. 거의 실시간으로 팀 내 감염정보를 V리그 구성원들에게 전해 오해와 의심의 싹을 잘랐다. 위기상황에서 V리그와 모두의 이익이라는 가치를 먼저 생각했다. 닫힌 곳일수록 더 쉽게 감염이 이뤄지는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특성이다. 모든 구단이 도로공사처럼 현명하게 공동체의식을 생각해야 할 때다.


V리그의 성숙된 공동체의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은 바뀐 경기일정을 대하는 자세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중단된 5·6라운드의 새 경기일정을 17일 발표했다. 당초 3월 17일이었던 정규리그 종료가 22일로 늦춰진 가운데, 월요일에도 경기를 소화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이에 앞서 16일 각 구단 실무진이 온라인 대화방에서 뜨겁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었다. 유불리가 확연히 드러나는 일정이기에 각 팀의 요구가 달랐다. 3월 9일 대통령선거 때 몇몇 체육관 사용 등의 변수까지 있어 중단된 5라운드 13경기, 6라운드 42경기의 일정을 모두가 납득하는 방향으로 확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쉽더라도 비상시국임을 고려해 공동체의 이익을 먼저 떠올릴 필요가 있다.

사진제공 | KOVO


새 경기일정에서 걱정스러운 부분은 선수들의 몸 상태다. 경기일정이 정해졌다고 선수들이 당장 코트에서 뛸 수는 없다. 대중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한 경기를 위해 팀과 선수단은 엄청난 시간을 투자한다. 도로공사는 21일 KGC인삼공사와 시즌 재개 후 첫 경기를 치른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감염선수가 가장 많았다. 준비할 시간이 다른 어느 팀보다 더 필요하지만 일정은 매정했다.


17일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피해를 피한 도로공사 선수는 4명뿐이다. 최초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부터 정해진 날짜에 팀 훈련에 복귀하겠지만,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도로공사는 9일 이후 모든 팀 활동을 중단했다. 확진된 선수들은 숙소에 격리된 채로 지내고 있다. 몸을 많이 사용하는 선수들이 좁은 방에 갇혀 지내고 있으니 죽을 맛일 것이다.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은 숙소를 떠났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훈련한다.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오후에는 각자 알아서 공을 만진다. 제대로 된 훈련은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처음 양성 판정을 받았던 선수들이 17일부터 훈련이 가능해졌고, 나머지 선수들도 방역당국이 정한 일정에 따라 운동을 재개하겠지만 일정상 모든 선수가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가할 수 있는 날은 22일이다. 김종민 감독은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고 싶은 KOVO의 사정은 잘 알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실전에 들어갔다가 부상을 당할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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