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JTBC 〈서른, 아홉〉 영상 캡처
어제(24일)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 4회 시청률은 8.7%(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또 한 번 자체 최고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찬영(전미도 분)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모두 바치기로 한 차미조(손예진 분)와 장주희(김지현 분)의 뜨거운 다짐으로 진한 감동을 안겼다.
췌장암 4기에 시한부 6개월을 선고받은 정찬영은 항암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 차미조의 속을 애태웠다. 차미조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믿어보고자 했지만 정찬영에게 0.8%의 생존 확률은 희망을 기대하기에는 절망적인 수치였다.
그런 상황 속 정찬영의 상태를 모르던 장주희가 복권에 당첨된 기념으로 모두를 불러 모았다. 한껏 신이 나 떠드는 장주희 앞에 차미조는 가라앉은 얼굴로 술만 마셨다.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은데 자신만 모르는 상황에 소외감을 느낀 장주희가 서운함을 토로하자 차미조는 그제서야 정찬영의 상황을 털어놨다. 세 친구와 어울리지 않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정찬영에게는 가족과 김진석(이무생 분)에게 알려야 하는 잔인한 숙제들이 생겼다. 때마침 김진석이 이혼할 거라고 하자 정찬영은 펄쩍 뛰며 극구 말렸다. 주원이가 친아들이 아니란 사실과 그럼에도 키우겠다는 엄청난 말들은 그녀를 미치게 만들었다. 결국 정찬영은 모든 걸 털어놓으며 눈물로써 이혼을 말렸고 김진석은 소리 내어 울었다.
‘찬영이가 시한부가 됐다’는 사실은 차미조와 장주희의 삶에 변화를 일으켰다. 먼저 차미조는 ‘하루를 살아도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정찬영의 진심을 외면하지 않고 골프 유학을 계획했던 안식년을 정찬영을 돌보는 데 쓰기로 결심했다. 골프 유학은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을 위한 선물이었지만 지금 그녀에게 친구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가장 나중에 소식을 접한 장주희는 눈물로 하루를 보냈다. 몸에 좋은 것들을 잔뜩 사들고 정찬영에게 가기도 했지만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이런 고민을 우연히 차이나타운 셰프 박현준(이태환 분)에게 터놓은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대 관계를 쌓아갔다.
또한 장주희는 자신에게 찾아온 뜻밖의 행운, 복권의 기운을 빌려 친구들을 다시 불러모았다. 그리고는 당첨된 복권을 파쇄기에 넣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전했다. “내 인생에 처음 찾아온 큰 행운이다. 그 행운, 너 가져가. 그래서 4년만 더 살아. 그거 4등짜리잖아”라며 웃어 보이는 장주희의 모습에 정찬영은 눈물을 꾹 삼키며 ‘살아보겠다’고 응답했다.
슬프지만 왠지 미소가 지어지던 차미조는 잔뜩 들고 온 쇼핑백 물건들을 펼치며 모두를 집중시켰다. “난 정했어. 내 친구 찬영이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신나게 놀 건지, 아니면 심각하게 슬퍼할 건지. 난 신나게 놀자로 정했어”라며 오직 정찬영을 위해 결심한 당찬 계획을 밝혔다.
애써 눈물을 참아왔던 정찬영은 이어진 차미조의 한 마디에 무너지고 말았다. “치료받자는 말 안 할 테니까. 부탁 하나 들어줘. 지구에서 역사상 제일 신나는 시한부가 되어줘”라는 부탁에 고개를 떨군 것. 친구들을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은 죽음을 앞둔 슬픔과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게 할 만큼 벅찬 감정으로 다가왔다. 정찬영의 손을 잡은 두 친구의 면면에도 같은 감정이 서려 있었고 세 친구의 모습은 더없이 애틋하고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로써 세 친구의 ‘신나는 시한부 프로젝트’가 시작, 차미조가 사온 비싼 옷들로 멋을 낸 뒤 클럽으로 향했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신나게 춤을 추고, 서로의 춤 실력을 비웃으며 즐겼다.
슬픔은 없는 것처럼 오늘을 살아보기로 한 그때, 룸살롱에서 일하는 동생과 실랑이를 벌이는 김선우(연우진 분)가 세 친구 눈에 포착됐다. 가장 참담한 순간, 차미조를 알아본 김선우의 슬픈 눈빛과 차미조의 시선이 맞닿으며 4회가 막을 내렸다.
세 친구의 찬란한 우정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5회는 3월 2일 수요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이어 밤 10시에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