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몬스터시즌?’ 두산 미란다, 린드블럼의 재림을 꿈꾼다

입력 2022-03-02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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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미란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김태형 감독이 취임한 2015년부터 외국인투수 문제에서만큼은 자유로웠다. 일시적 부진과 부상 등을 제외하면, 적어도 이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적은 없다. 더스틴 니퍼트(2015~2017년), 마이클 보우덴(2016~2017년),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이상 2018~2019년) 등 복수의 시즌을 소화한 투수들은 모두 제 몫을 했고, 1년간 몸담았던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이상 2020년), 워커 로켓(2021년)도 위력을 뽐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이들 외국인투수와 재계약 여부가 늘 구단 안팎의 관심사였다.

쿠바 출신 아리엘 미란다(33)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완봉승을 포함해 14승5패, 평균자책점(ERA) 2.33, 225탈삼진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특히 225탈삼진은 1984년 고(故) 최동원(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달성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을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에 예리한 포크볼까지 곁들이며 ERA와 탈삼진 부문 타이틀을 평정했다. ‘몬스터 시즌’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올해도 미란다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하다. 두산이 일찌감치 그를 1선발로 낙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탓에 선수단 합류가 다소 늦었지만, 4월 2일 개막전(잠실 한화 이글스)부터 선발문제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두산 구단 관계자도 “(미란다가) 개막전에는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두산 미란다.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수준급 외국인투수를 여럿 경험했다. 그러나 이 기간 2년 연속 리그를 평정한 투수는 린드블럼이 유일했다. 2016년 다승(22승)과 ERA(2.95) 타이틀을 거머쥔 니퍼트는 2017년 14승(8패)을 거뒀으나, ERA는 4.10으로 아쉬웠다. 보우덴과 후랭코프는 모두 2번째 시즌에는 10승에 닿지 못했다. 린드블럼은 2018년 26경기에서 15승4패, ERA 2.88, 2019년 30경기에서 20승3패, ERA 2.50을 찍었다.

두산 팬들이 2년 연속 함께하게 된 미란다에게 린드블럼의 재림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미란다의 2021시즌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 스플리터의 3개 구종을 모두 결정구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높은 릴리스포인트로 타자를 압도했다. 공교롭게도 린드블럼이 리그를 평정했을 때와 레퍼토리가 같다. 일본프로야구(NPB) 경험을 토대로 상대 타자를 분석하는 데도 강점을 보여 공략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2021년 80만 달러(약 9억6000만 원)였던 몸값이 190만 달러(약 22억8000만 원)로 2배 이상 오른 것도 지난해 성적의 보상과 새 시즌의 기대치를 모두 반영한 결과다. 미란다는 2년 연속 ‘몬스터 시즌’으로 기대에 보답할 수 있을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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