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3 이상의 가치를 찾아…전주성을 채운 열기 [‘현대가 더비’ 현장]

입력 2022-03-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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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 앞서 전북 김상식 감독이 울산 홍명보 감독의 팔을 잡은 채 이야기하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라이벌전의 의미는 각별하다. 내용과 과정도 중요하나,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가치는 결과다. K리그1(1부)에는 ‘현대가 더비’가 있다. 전북 현대의 초강세 속에서도 꾸준히 정상을 노크하는 울산 현대의 도전이 있기에 K리그 스토리는 한층 풍성하다.

전북과 울산이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4라운드에서 시즌 첫 ‘현대가 더비’를 치렀다. 상황은 달랐다. 3라운드까지 울산은 2승1무, 승점 7로 선두를 달린 반면 전북은 1승1무1패, 승점 4로 주춤거렸다. 시즌 초부터 펄펄 날던 과거를 떠올리면 홈팀 입장에선 상당히 아쉬운 흐름이다.

그래도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했다. 전북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19승14무5패로 울산을 압도했다. 반면 울산은 지난 시즌 홍명보 감독의 부임 후 다소나마 ‘전북 트라우마’를 씻어냈지만 완벽한 우위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울산은 평소와 다른 선택을 했다. 경기 하루 전 전주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했다. 물론 전날 적지에 입성하는 패턴은 같지만, 마무리 풀 트레이닝을 소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은 18명 경기 엔트리를 추려 전주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전주종합운동장에서 몸을 풀었다. 피로누적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에서였다.

6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방송인 이동국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북은 완주군의 클럽하우스에서 합숙하며 평소처럼 홈경기에 대비했는데,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영구결번(20번)의 주인공 이동국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후배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고참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평생지기’ 김상식 전북 감독에게는 “많이 나이가 들어 보인다. 염색이라도 좀 하시라”는 농담을 건넸다.

6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 앞서 피겨 유영이 시축을 마친 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전주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주성도 뜨거웠다. 6300여 명이 온라인 사전예매를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이라면 2만 관중몰이도 가능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웠다. 특별한 시축 행사도 마련됐다. 김연아의 뒤를 잇는 피겨국가대표 유영이 찾아와 초록 스탠드를 달궜다.

전북이 내건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슬로건대로 그라운드는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스코어를 떠나 그라운드 곳곳에서 치열하게 부딪혔다. 아마노 준(울산)과 ‘재패니즈 더비’에 임한 전북 쿠니모토는 “옐로카드를 감수하고 꼭 이기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왜 ‘현대가 더비’가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가 됐는지 실감할 수 있는 90분이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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