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쑥대밭…다시 희망가 부르는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V리그]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사진제공 | KOVO

올 시즌 V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집단 감염으로 리그는 중단을 반복했고, 봄 배구 일정은 축소됐다. 그 와중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구단은 여자부 GS칼텍스다. 4일 자가진단검사에서 2명이 양성반응을 보인 뒤 집단 감염으로 번졌다. 결국 선수 19명 중 18명, 스태프 10명 중 7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선수 1명과 스태프 3명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이 감염되면서 구단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선수단을 책임지는 GS칼텍스 차상현 감독(48)은 말문이 막혔다. 구단은 나름대로 코로나19를 잘 방어해왔다고 자부했다. ‘청정 구단’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전파력 앞에선 모든 게 무용지물이었다. 어디서 뚫렸는지 조차 파악이 힘들다. 차 감독은 “황당하다”고 했다.

어차피 닥친 시련,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 리그 재개를 앞두고 감독부터 마음을 추슬렀다. 그리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격리 중이었지만 마냥 쉴 수는 없었다. 몸이 처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했다. 숙소에서 ‘홈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1인1실을 사용하는 선수들은 각자 방에서 화상으로 지도를 받았다. 문제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확진 날짜와 상태가 달라 관리하는데 애를 먹었다.

처음으로 한 곳에 모여 훈련한 날은 14일이다. 개인 훈련을 꾸준히 한 덕분인지 예상보다는 선수들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다만 호흡은 정상이 아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왔다. 차 감독은 “숨통이 트이는 것은 3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제공 | KOVO

GS칼텍스는 승점 59(19승11패)로 3위다. 7개 구단 중 경기수가 가장 적다. 그만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중단된 리그가 20일 재개되는 가운데 남은 6경기에서 승점 6을 보태면 자력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 없이 PO를 확정한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차 감독은 조급해하진 않는다. 정규리그보다는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두고 선수단을 운영할 생각이다. 문제는 경기감각이다. 얼마나 빨리 선수들의 몸 상태를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차 감독은 “3주 정도 리그 경기를 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면 포스트시즌에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GS칼텍스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 시즌 김연경(34)이 이끈 흥국생명을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그만큼 ‘우승 DNA’가 꿈틀되는 구단이다. 차 감독은 “우리만의 스타일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