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30일(한국시간) 두바이에서 끝난 아랍에미리트(UAE)와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10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점유율부터 슛 횟수, 코너킥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압도했기에 충격이 더 크다.
하지만 ‘벤투호’도 할 말은 있다. 가용자원의 부족이다. 이란(홈·2-0 승)~UAE(원정)로 이어진 3월 최종예선 2연전을 앞둔 대표팀의 전력은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베테랑 오른쪽 풀백 이용(전북 현대)은 갈비뼈, ‘중원의 엔진’ 황인범(루빈 카잔)은 발가락 부상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팀 훈련을 시작한 뒤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나상호(FC서울),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전열을 이탈했고, UAE 원정 직전에는 최근 기량이 만개한 조규성(김천 상무)까지 빠졌다. 원두재(울산 현대), 송민규(전북)도 대표팀 훈련 중 큰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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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시작한 UAE 원정은 말 그대로 고난의 길이었다. 상대를 완벽히 압도하고도 빈손에 그쳤다. 플랜A를 꾸리기도 버거운데, 플랜B·C까지 고민할 틈이 없었던 결과다. 경기가 답답하게 흘러감에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자원이 벤투 감독에게는 없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도 내부경쟁은 훨씬 치열해졌다. 본선을 8개월 앞둔 시점에 새 얼굴을 추가로 발굴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새로운 선수가 탄생하기도 어렵다. 3월 여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벤투 감독의 점검을 받지 못한 이들과 2차 예선과 최종예선 동안 대표팀을 오간 기존 선수들의 풀(Pool)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이들은 11월 21일 개막할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 동안 각자의 경쟁력을 각인시켜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