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포’ 두산 김재환, 결정적 한방으로 115억 가치 입증 [잠실 스타]

입력 2022-04-03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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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이 한화를 상대로 1-0으로 승리한 뒤 결승 홈런을 날린 김재환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지난겨울 두산 베어스의 최대 과제는 프리에이전트(FA) 김재환(34)의 잔류였다. 매년 라인업을 짤 때 ‘4번타자 김재환’은 확실한 상수였기에 더욱 그랬다. 두산 구단 핵심관계자가 “대체불가”를 외치며 강력한 계약 의지를 내비친 이유는 분명했다.

진심이 통했다. 김재환은 4년 총액 115억 원의 조건으로 두산에 남았다. 두산 구단 사상 최초의 총액 100억 원대 계약이라는 상징성도 컸다. 또 다른 FA 박건우의 NC 다이노스 이적은 뼈아팠지만, 시즌 30홈런을 보장할 수 있는 거포의 잔류는 두산으로선 매우 든든했다. 특히 지난해 총 55홈런을 합작했던 김재환(27개)-양석환(28개)의 쌍포는 올해도 두산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공격 옵션이었다.

김재환은 4월 2, 3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개막 2연전에 모두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다. 팀과 본인 모두에게 가장 익숙한 자리였다. 시범경기 12게임에서 타율 0.188(32타수 6안타)에 1홈런, 5타점으로 썩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를 향한 벤치의 믿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스스로도 “부상 없이 정규시즌에 돌입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재환은 3일 그 믿음에 완벽하게 응답했다. 0-0으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발사했다. 볼카운트 2B-1S서 한화 선발투수 닉 킹험의 4구째 시속 127㎞ 커브를 받아쳤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코스의 공을 온전히 힘으로 넘겼다. 노림수와 임팩트, 폴로스루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팀의 1-0 승리와 개막 2연승을 이끈 선제 결승포였다.

투수들은 김재환의 홈런을 승리로 연결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선발 최원준(6이닝)과 홍건희, 임창민, 김강률(이상 1이닝)의 불펜이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봉쇄하며 1점차 살얼음 승부를 버텨냈다. 김재환의 홈런에 벌떡 일어나 박수를 쳤던 옛 동료 유희관(36·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편안한 마음으로 은퇴식을 치를 수 있었다.

김재환은 경기 후 “커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원하는 코스에 들어와서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오늘은 (최)원준이를 비롯한 모든 투수들이 잘 던졌고, 야수들의 수비도 좋았다. 점수가 많이 나지 않았지만 좋은 경기였다. 무엇보다 (유)희관이 형의 은퇴식을 기분 좋게 치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주장 김재환이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 홈런을 때려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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