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다슬 감독 “BL물이 한류의 새 축”·주연 조혁준 “BL물 거부감 없었죠”

입력 2022-04-05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황다슬 감독은 국내서 처음으로 BL드라마를 인기 대열에 올려놓고 ‘BL계 대모’로 떠올랐다. 신예 조혁준(오른쪽)은 BL 드라마 ‘블루밍’을 20대 청년의 성장드라마로 솔직하게 다가갔다. 사진제공|NEW

BL 웹드라마 ‘블루밍’ 황다슬 감독 & 조혁준

황다슬 감독 “여성 캐릭터 활용법도 중요해, 스킨십 위한 스킨십은 독이죠”
주연 조혁준 “불완전한 두 청춘의 성장 담아, 결국은 사랑과 사람 이야기죠”
‘BL(Boy’s Love·남성 동성애 코드의 로맨스물)’ 드라마가 ‘대세’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특히 여성 시청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가운데 또 한 편의 웹드라마가 나왔다. 영화 등 콘텐츠 투자배급사 NEW가 3월31일 선보인 BL 웹드라마 ‘블루밍’이다. 영화과 학생들의 풋풋한 캠퍼스 로맨스를 그린 ‘블루밍’은 공개 직후 네이버 시리즈온 VOD 차트 1위에 등극했다. 서울 강남구 NEW 사옥에서 만난 황다슬(28) 감독과 주연 조혁준(32)은 이어지는 호평에 고마움을 표했다.


황다슬 감독 “BL물, 새로운 한류 콘텐츠”

황다슬 감독은 2020년 5월 선보인 국내 첫 웹드라마 ‘너의 시선의 머무는 곳에’부터 시즌2 제작까지 이어진 ‘나의 별에게’를 연출한 ‘한국 BL물의 선구자’이다. 한 우물만 판 덕에 두터운 팬층을 거느린 그는 “BL물의 불모지와 같던 시기에 시작해 첫사랑을 못 잊는 느낌으로 좋아해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금은 BL물이 굉장히 많잖아요. 비교군도 많아지고 큰 인기를 끈 작품도 많아져 이번에도 좋은 평을 받을 수 있을까 걱정됐어요. 특히 ‘블루밍’은 BL물이 지금처럼 주류 콘텐츠로 떠오르기 이전에 찍은 작품이어서 혹시 올드해 보이지 않을까 조바심이 나기도 했죠.”

그는 제작사의 제안으로 BL물 연출을 시작하게 됐다. 우정과 사랑 사이 미묘한 감정을 그린 장편영화를 준비하다 그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져 연출에 나섰다.

“BL은 로맨스물의 하위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이전에는 보지 못한 신선함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편견을 깨부순 시도에 대한 응원도 있고요.”

“여성이 (주로)소비하는 콘텐츠”이니 만큼 두 남자 주인공만큼이나 여성 캐릭터 활용법도 중요하다고 그는 믿는다. “여성을 완전히 생략”하지 않고 오히려 “다양한 성격의 여성을 등장”시킨 이유다.

흥미를 자아내기 위한 자극적인 장면은 경계하는 것 중 하나다. “스킨십을 위한 스킨십”은 BL물의 독이다. “실루엣으로만 표현”한 것도 그 때문이다.

‘블루밍’에 이어 6월 ‘나의 별에게’ 시즌2 공개를 앞둔 그는 자가복제를 우려해 차기작은 BL이 아닌 다른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이다. 그래도 BL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 지지를 당부했다.

“‘케이(K) BL물이 한류의 새로운 축이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BL물로 세계인에게 새로운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껴요. 또 BL물은 좋은 신예들을 선보이는 좋은 무대인 것 같아요. 더욱 많은 작품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주연 조혁준 “결국 사랑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BL물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는 신예 조혁준은 캠퍼스 로맨스라는 생각으로 작품에 접근했다. 자신과 달리 감정 표현에 솔직한 동기(강은빈)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스무 살 대학생의 마음을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과 사랑의 형태처럼 똑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 좋았어요. 캠퍼스 로맨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서로에게 빠져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기에 키스신이나 스킨십 장면도 어렵지 않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강은빈과 “자주 만나 시간을 보낸 덕분”에 연기하는 내내 어색함도 없었다.

“먼저 반말을 잘 못 하는 편인데, 은빈이가 먼저 말을 편하게 하자고 해 굉장히 편해졌어요. 촬영이 없는 날에도 따로 연습실을 빌려 함께 연습했어요. 끝나고는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면서 더 친해졌고요. 저도, 은빈이도 첫 주연작이라 걱정이 컸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큰 의지가 됐어요.”

지나치는 듯했던 말을 모두 귀담아듣는 섬세한 강은빈에게 감동도 많이 받았다. 따뜻한 캐릭터 그대로였다.

“함께 연습을 하다 밤에 잠을 잘 못잔다는 이야기를 은빈이에게 흘리듯 한 적이 있어요. 그러자 베개에 뿌리면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필로우 미스트를 선물로 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로맨스만큼이나 캐릭터의 성장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기 위해 신경 썼다. “결핍이나 상처가 있는 두 명의 불완전한 청춘이 만나 서로를 보듬고 성장해나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연애에 무게를 두는 다른 BL물과 차별화했다. BL물이 쏟아지는 지금, ‘블루밍’을 자신 있게 내보일 수 있는 이유이다.

“앞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와서 부담이 클 수도 있지만, 우리가 담으려는 이야기를 잘 봐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독님의 장점이 잘 담긴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