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간 대선배 구자욱의 특급 칭찬 “이재현, 20살의 나와는 차원이 달라”

입력 2022-04-14 14:4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삼성 구자욱.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29)은 컨디션 난조로 인해 올 시즌 개막 후인 9일에야 선수단에 합류했다. 지난겨울 5년 총액 120억 원의 비(非)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 계약을 맺은 터라 조급함이 클 법도 했지만, 묵묵히 그라운드에 다시 설 날을 기다렸다. 그 사이 신인 이재현(19)과 김재혁(23)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볐고, 구자욱은 흐뭇하게 그 모습을 지켜봤다.

구자욱에게는 또 다른 자극이었다. 전면 드래프트로 진행된 2012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12순위)에 삼성의 지명을 받았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는 모습을 보며 나도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더라. 선수들의 눈빛을 보며 ‘나도 저런 시절 있었는데’라고 생각하며 과거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입단 첫해에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치고 삼성에 복귀한 2015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그해 116경기에서 타율 0.349(410타수 143안타), 11홈런, 57타점, 17도루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하기까지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입단 첫해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신인들을 보며 남다른 감정을 느낀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올해 1차지명 신인 이재현은 구자욱의 눈을 사로잡은 대표적 선수다. 서울고 재학 시절부터 남다른 수비력을 뽐낸 덕분에 입단 첫해부터 유격수 로테이션 멤버 중 한 명으로 주목 받고 있다. 구자욱은 “이재현은 정말 좋은 멘탈을 지녔다. 아쉬워하는 모습을 봐도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자신감과 긴장감이 섞여있는 듯하다. 그렇게 침착한 모습도 자기 실력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삼성 이재현. 스포츠동아DB


자신의 루키 시즌을 되돌아보며 생각에 잠긴 구자욱은 “나는 퓨처스(2군) 때 가장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경험 덕분에 1군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재현은 고교 무대를 마치고 바로 1군에서 뛰는 것 아닌가. 부담이 될 법한데도 그렇지 않다. 스무 살(한국 나이 기준) 때의 나와는 차원이 다른 선수”라고 말했다.

삼성은 2015년 구자욱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구자욱은 누군가 그 계보를 이어주길 간절히 바랐다. 그는 “야수든 투수든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꼭 신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야 강팀이 될 수 있다. 누가 됐든 올해 꼭 신인왕이 나오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을 향한 듬뿍 애정이 묻어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