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우승자 김아림, KLPGA 챔피언십도 품었다

입력 2022-05-01 16: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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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켰던 김효주(27)도 어려운 핀 위치와 시속 20㎞를 넘나드는 강한 바람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에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꾼 뒤 10번(파4) 홀에서 1타를 잃으며 합계 12언더파로 뒷걸음질을 쳤다. 이때 공동 2위였던 앞 조의 김아림(27), 이가영(23)과는 1타 차.

흐름이 재차 요동친 건 다음 홀이었다. 김효주는 11번(파4) 홀에서 3온 3퍼트로 한꺼번에 두 타를 잃었다. 1m 거리도 채 되지 않은 곳에서 친 두 번째 퍼트가 빗나갔다. 단숨에 10언더파 3위로 내려앉았고, 11언더파 김아림과 이가영이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이가영은 14번(파4) 홀 보기로 1타를 잃었고, 김효주는 같은 홀에서 급기야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며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타수를 줄이기보다 지키기가 더 어려웠던 하루. 그러나 김아림은 경쟁자들과 달리 흔들리지 않았다. 마치 “내가 2020년 US여자오픈 챔피언이야”라고 외치는 듯했다.

‘해외파’ 김아림이 1일 경기 포천시 일동레이크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2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이고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하며 2위 이가영(9언더파)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비회원으로 출전한 2020년 12월 US여자오픈에서 덜컥 우승한 뒤 미국 진출을 선언, 지난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아림은 2018년 9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019년 7월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이후 2년 10개월 만에 KLPGA 통산 3승에 입맞춤했다.
선두 김효주에 3타 뒤진 10언더파 공동 4위로 4라운드를 맞은 김아림은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내며 1타를 줄였다. 후반에는 경쟁자들이 줄줄이 타수를 잃는 상황에서도 효율적인 경기 운영으로 파 행진을 이어갔다. 앞 조의 이가영이 16번(파4) 홀에서 보기를 범해 2타 차로 벌어지자 김아림은 기다렸다는 듯 같은 홀에서 14m 버디 퍼트를 홀컵에 떨구며 쐐기를 박았다. 먼 거리 퍼트 성공으로 3타 차로 달아난 김아림은 챔피언 등극을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쥔 채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국내 무대 시드가 없어 서브 후원사인 크리스 F&C 초청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 KLPGA 첫 메이저 퀸에 오른 김아림은 “바람이 많이 불고 핀 위치가 어려워 안전하게 플레이하려고 애썼다”며 “파5 홀에서는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소문난 장타자인 그는 파5 4개 홀 중 2개 홀(2번, 8번)에서 버디를 잡았다. “많은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국내 무대 우승을 해 기쁘다. 내일 미국으로 돌아가 다시 LPGA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효주는 4라운드에서만 무려 7타를 잃고 합계 6언더파 공동 4위로 밀려났고, 3라운드까지 단독 2위에 올랐던 ‘작은 거인’ 이승연(24)은 4타를 잃었지만 8언더파 단독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포천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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