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 방패 삼은 ‘우리는 오늘부터’, 편성 잡음 극복할까 [종합]

MBC와의 편성 갈등을 유발한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가 주연 배우 임수향의 연기력을 방패로 ‘재미’를 자신했다.

‘우리는 오늘부터’(극본, 연출 정정화)는 혼전순결을 지켜오던 오우리(임수향 분)가 뜻밖의 사고로 라파엘(성훈 분)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2014년부터 미국 CWTV에서 다섯 시즌에 걸쳐 사랑받은 ‘제인더버진’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다.

4일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 첫 방송 기념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정정화 감독은 이날 “원작은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와는 비교가 안 되는 자극적인 드라마다. 국내에도 팬이 많다. 댓글 중 ‘한국 막장 대모가 와도 안 된다’라고 할 정도다”라며 “한국적 정서에 맞게 한국 시청자들도 즐길 수 있게 연출을 했다.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황당한 상황 속 인물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그 안에 있는 가족애가 한국판의 관전포인트”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정정화 감독은 “대본을 한국적으로 바꾸면서 배우 캐스팅을 원작 이미지에 맞출 필요가 없었다”라며 “대본을 쓰자마자 첫 번째로 임수향, 성훈 배우에게 줬고 수락해줬다. 신동욱 배우의 경우, 직접 만나고 이강재 캐릭터의 성질을 바꾸었다. 홍지윤 배우가 원작 이미지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다. 귀엽고 순하게 생긴 악역이다”라고 섭외 비화를 공유했다.

배우 임수향, 성훈, 신동욱은 각각 혼전순결 약속을 지켰지만 어쩌다 엄마가 된 오우리와 본의 아니게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라파엘 그리고 오우리의 신념을 지켜주며 순수한 사랑을 키워온 이강재로 분해 얽히고설킨 삼각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배우 홍지윤은 아름다운 외모 빼고는 모든 것이 거짓말인 라파엘의 아내 이마리로 분한다.

임수향은 “‘이런 소재가 우리나라에서 가능하다고?’ 처음 대본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읽다보니 그녀의 미래까지 궁금해지더라. 엔딩 맛집이기도 해 다음 회 대본을 볼 수밖에 없었다”, 성훈은 “대본을 보기 전에, 정정화 감독이 제안을 주셔서 바로 한다고 했다. ‘마음의 소리 리부트2’로 이미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다. 드라마적으로 메시지를 풀어내려고 했으니 시청시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출연 계기를 말했다.

임수향과 성훈은 SBS 드라마 ‘신기생뎐’(2011), KBS2 ‘아이가 다섯’ 이후 세 번째 재회다. 임수향은 “치열했던 신인 시절을 함께 했던 사이라 전우애가 있다. ‘신기생뎐’ 찍었을 당시에 연기 연습을 같이 했던지라 꾸준히 응원을 했다. 또 상대 배우가 돼 든든했다. 노부부 느낌이다”, 성훈은 “임수향과 함께하고, 편성을 잡아준 SBS 관계자들에게 고맙다. 10년동안 꾸준히 연락을 해 온 사이라 연기 호흡을 맞출 필요가 따로 없었다”라고 대만족했다. 두 배우는 “첫 장면부터 키스신을 넣어놨더라. 우리는 앞선 드라마에서 애까지 낳은 사이이기 때문에 거뜬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신동욱은 “유니크, 유쾌, 눈물(ㅠㅠ). 건강하고 감동까지 주는 대본이었다. 감독님 도핑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근래 본 대본 중 가장 재미있었다. 사회적으로 고민해봐야하는 주제의식이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홍지윤은 “나는 오디션을 봤다. 매력적이어서 꼭 하고 싶었다. 이야기가 풍부하고 입체적이다. 영광이다. 선물 같은 작품이다”라고 대본을 처음 본 느낌을 덧붙였다.
또 임수향에 따르면 오우리는 성장형 캐릭터고. 성훈에 따르면 라파엘의 키워드는 ‘재력’이다. 신동욱은 “형사면서 순애보라 복합적인 성격을 표현해야했다. 고민을 했는데 현장에서 임수향을 보고선 바로 몰입할 수 있었다. 성격이 정말 사랑스럽다. 데면데면할 때도 캐릭터에 이입하려고 임수향 얼굴을 쳐다보면서 오늘은 어디가 예쁜지를 찾으려고 했다”, 홍지윤은 “겉바속촉 캐릭터라 대비돼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인물의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우리는 오늘부터’는 편성 확정 후 MBC와 갈등을 빚었다. MBC가 SBS에 앞서 임수향이 출연하는 새 금토드라마 ‘닥터로이어’(극본 장홍철 연출 이용석)의 5월 27일 편성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주연배우 겹치기 출연이라는 사태가 발발한 것.



관련해 정정화 감독은 “창작자 입장에서 작품 외 이슈로 흠집이 나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도, 다른 작품도 마음고생을 했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다”라며 “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편성이 안 된 상태로 사전제작 중이었고, 촬영이 끝나갈 때쯤 편성이 확정돼 그런 언쟁이 생겼다. 편성 요일이 다르다. 또 임수향 배우가 타 채널 주말에서는 판사로 나온다. 시청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겠다. 다만, 임수향 배우의 연기력 만큼은 보장한다. 그 연기력에 대중들도 좋게 반응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논란을 해명했다.

졸지에 고래 싸움에 등 터질 뻔한 임수향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 연기를 하겠다. 예쁘게 봐달라”라고 말을 보태며 “‘우리는 오늘부터’ 안에는 다채로운 장르가 있다.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다양하게 준비했다. 덧붙여 오우리의 남편이 최종적으로 누가 될지도 궁금해 해달라”라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는 오늘부터'는 오는 5월 9일 월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