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G나 빠른 10홈런 선착, KT 박병호 영입은 최고의 선택

입력 2022-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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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5회초 1사 2, 3루 KT 박병호가 1타점을 올리는 희생플라이를 쳐낸 뒤 타구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올 시즌 KT 위즈의 4번타자는 박병호(36)다. 단순히 위치만 4번이 아니다.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며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에도 가장 먼저 도달했다.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9회 3점홈런을 터트리며 29번째 경기 만에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51번째 경기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쳐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빠른 페이스다.

2021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박병호의 보상등급은 인적 보상이 불필요한 C등급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2년간의 하락세로 인해 그에게 선뜻 손을 내밀기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 2020년과 2021년 모두 20홈런 이상을 날렸지만, 타율은 각각 0.223과 0.227로 급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출루율마저 0.323에 그쳐 ‘에이징 커브’에 따른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KT가 박병호에게 다가갔다. 유한준의 은퇴에 따른 중심타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결정이었다. 박병호의 풍부한 경험과 철저한 자기관리만으로도 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해 3년 총액 30억 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서를 내밀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이 적중하고 있다. 첫 5경기에서 2개의 아치를 그리며 장타력을 뽐냈다. 4월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김민우의 투구에 맞은 뒤 오르내림을 거듭하다가 5월 7경기에선 5홈런을 쳐내며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강백호, 헨리 라모스 등 중심타선에서 힘을 보태야 할 타자들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시점에 홈런포를 가동하고 있다는 점이 반갑다. 게다가 황재균 등 야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KT의 사정상 박병호에 대한 견제는 심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극복하고 홈런쇼를 펼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8일 잠실 두산전 7회초에도 우측 담장을 직접 맞히는 안타를 쳐내며 팀의 5-0 승리에 일조했다.

홈런의 영양가도 상당하다. 10개의 홈런 중 6개를 동점(5개) 또는 1점차 리드(1개)에서 쳐냈다. 특히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14타수 7안타(타율 0.500), 3홈런을 기록하며 클러치히터의 면모까지 뽐냈다. 올 시즌 성적은 30경기에서 타율 0.283(106타수 30안타), 10홈런, 26타점으로 흠 잡을 데 없다.

이강철 KT 감독도 8일 박병호의 멘탈(정신력)에 주목하며 “본인이 변화를 준 게 잘되고 있고, 결과도 나오고 있다”며 “선수는 잘되면 얼굴에 티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런 모습을 보니 더 잘할 것 같다는 믿음이 커진다. 편견이 깨지고, 자존심이 세워지고 있지 않냐”고 밝혔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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