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주’ 이정은 “모든 장면마다 등장…두렵고 떨리죠” [인터뷰]

입력 2022-05-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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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주연 영화 ‘오마주’ 26일 개봉…배우 이정은의 화양연화

조연일 땐 방해될까 모니터도 조심
이번엔 촬영내내 감독과 대화 실감
오마주 하고싶은 선배는 故 김영애
전성기? 현장 가기전 아직도 긴장
‘오늘도 잘해내자’ 주문을 외우죠

배우 이정은(52)의 ‘화양연화’(花樣年華·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기생충’을 시작으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tvN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출연작마다 흥행 성공을 거뒀다. 40대 노처녀에서 70대 할머니까지 나이불문, 영역 등 한계를 두지 않으며 묵묵히 제 길을 걸어오고 있다. 덕분에 26일 개봉하는 ‘오마주’(감독 신수원, 제작 준필름)로 생애 첫 장편영화 주연까지 꿰찼다.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감독의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의 여성감독을 통해 영화계 여성들, 나아가 일하는 모든 여성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작품이다. 이정은은 이야기에 깊이 공감해 “블록버스터 영화 출연도 마다하고” 선택했다. “작품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말하는 그는 “변함없이 의미와 재미를 주는 연기를 해나갈 것”이라며 웃었다.


-첫 주연으로 나서게 된 소감은?

“30분짜리 단편영화의 주인공은 해봤지만 장편영화는 처음이에요. 개봉을 앞두니 주연이라는 사실이 더욱 실감 나요. 흥행에 대한 무서움도 있어요. 거의 모든 장면에 제가 등장하는데, 제가 만든 인물에 관객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궁금해요. 사실 조연인 경우에는 감독님과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충분하진 않아요. 작업에 방해가 될까 모니터를 보는 것도 조심스럽죠. 하지만 이번에는 감독님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모니터링 시간도 충분해서 감사했어요.”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수많은 편견과 차별 속에서도 영화를 놓지 않았던 여성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물론 과거보다 상황이 훨씬 나아졌지만, 영화계는 여전히 여성에 대해 보수적인 생각이 많이 존재하는 곳이에요. 하지만 최근에 현장에 나가면 여성 스태프들이 정말 많아져 든든하고 깊은 동지애도 느껴요.”


-‘오마주’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고 김영애 선생님의 열정과 따뜻한 마음을 늘 존경해요. 저에게 처음으로 ‘끝까지 연기하라’며 용기를 주셨죠. 선생님께서 눈 감으셨을 때 저는 외국에서 촬영 중이었는데, 그게 마음의 짐으로 남아있어요. 선생님이 제게 그러셨던 것처럼, 저도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도 영화계에서 여성은 상대적으로 수가 적잖아요. 서로에게 응원과 용기가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가장 많이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있다면.

“영화 ‘내가 죽던 날’과 ‘소년심판’을 함께 했던 (김)혜수 씨. 늘 후배들을 격려해주고 동료들에게 베푸는 그를 보며 정말 많이 배워요. ‘우리들의 블루스’ 제주도 촬영 때 혜수 씨가 제주도에 내려와서 함께 여행도 했어요. 혜수 씨가 오랜 시간 톱스타로 살다 보니 국내 여행을 자주 안 해봤더라고요. 함께 여행하는 내내 정말 행복해했어요.”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옴니버스 드라마의 첫 주자라 부담이 컸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상대역 차승원 씨도 첫 방송이 나가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전화를 해왔어요. 노 작가님의 드라마를 하려면 정말 준비를 많이 해야 해요. ‘대충’이라는 단어는 작가님에게 없거든요. 대본만 읽더라도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돼요.”


-한국 콘텐츠 인기의 중심에 영화 ‘기생충’이 있다.


“최근 해외 한인 배우들을 만날 일이 있었는데 한국인이라는 걸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한국 콘텐츠와 배우들이 인기를 끈 덕분에 현지 배우들도 살인자 같은 장르적 캐릭터나 주변 인물이 아닌 평범한 인물 자체를 연기할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기생충’이 그 도화선 역할을 했다 생각하니 정말 뿌듯하죠.”


-전성기라는 걸 스스로 실감하는가.

“가장 좋을 때 가장 큰 불안도 온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현장에 나가기 전엔 늘 떨리고 긴장돼요. 연기하는 모든 순간이 고비라고 생각해요. 늘 스스로에게 ‘힘내자, 오늘도 잘 해내자’고 되뇌어요. 앞으로도 늘 그렇게 연기할 거예요.”



● 이정은 프로필

▲1970년 1월23일생 ▲1988년 한양대 연극영화과 졸업 ▲1991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으로 데뷔 ▲2018년 tvN ‘미스터 선샤인’ 제26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2019년 KBS ‘동백꽃 필 무렵’ 연기대상 여자 우수상, JTBC ‘눈이 부시게’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조연상 ▲2019년 영화 ‘기생충’ 제40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2020년 ‘기생충’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영화부문 앙상블상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tvN ‘우리들의 블루스’, 영화 ‘오마주’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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