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철을 ‘기억해 YOU’ & 3년 5개월 만에 퍼플아레나 밟은 ‘대전의 아들’ [현장리포트]

입력 2022-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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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칠레의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한국 황희찬이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대전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하늘의 별이 된 뒤에도 한국축구의 영웅은 잊히지 않는다. 남미 강호 칠레와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벌어진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축구팬들은 1년 전 사망한 고(故) 유상철 전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그를 추모했다. 5년 5개월 만에 친정팀의 안방에 선 ‘대전의 아들’ 황인범(26·FC서울)은 화려한 플레이로 고향 팬들의 환대에 응답했다.

현충일에 열린 칠레전은 한국축구를 위해 헌신한 이들과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행사로 시작됐다. 북측 스탠드의 ‘기억해 YOU’ 카드섹션이 눈길을 끌었다. 7일로 사망 1주기를 맞는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유 전 감독을 추모하기 위한 문구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유 전 감독이 2011~2012년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을 이끌며 안방으로 사용하던 곳이라 의미가 더욱 깊다. 국가대표팀 응원단 ‘붉은 악마’는 선수시절 유 전 감독을 상징하던 등번호 6번에 맞춰 전반 6분 ‘유상철’을 외쳤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카드섹션 문구에는 유 전 감독은 물론 3년 전 별세한 핌 베어벡 전 감독을 비롯해 한국축구를 위해 헌신한 축구인들과 모든 순국선열을 기리는 의미가 담겼다.

엄숙하게 분위기로 시작된 경기는 금세 달아올랐다. 2015년 3월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 이후 7년 만에 대전에서 A매치가 열린 만큼 팬들의 성원도 대단했다. 지난달 27일 예매 개시 2시간여 만에 칠레전 입장권은 매진됐다. 7년 전의 공식관중 3만8680명을 뛰어넘어 4만여 석을 가득 채웠다. 2002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던 열기를 되살렸다.

오랜만에 퍼플아레나 잔디를 밟은 황인범을 향한 팬들의 성원도 뜨거웠다. 대전에서 나고 자란 그는 충남기계공고(대전 U-18)를 거쳐 2015년 대전에 입단한 로컬보이다. 이날 선발출전하며 2019년 1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벤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한지 3년 5개월 만에 대전 축구팬들 앞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

킥오프에 앞서서는 힙합 프로듀서 더 콰이엇이 황희찬(울버햄턴)의 저돌적 플레이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월드컵 응원가 ‘빅토리’가 공개됐다. 황희찬은 전반 12분 만에 벼락같은 선제골로 이에 화답했다.

대전 |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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