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여행의 중심, 통영 한려해상생태탐방원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2-06-10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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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도에 있는 오붓한 몽돌해변. 둥근 조약돌에 부딪치는 파도소리가 마음에 힐링을 주는 명품 ASMR이다(위 사진).남해의 일몰 맛집으로 정평이 난 통영 미륵도에 위치한 한려해상생태탐방원에서 바라본 일몰. 잔잔하면서 고운 자태가 강렬한 서해 낙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통영|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지친 심신 치유…친환경이라 더 좋다

탐방원 품은 미륵도 일몰 경치 ‘환상’
챗봇 안내 받으며 거니는 섬투어 재미
곳곳 퀴즈 풀며 자연스럽게 환경 공부
만지도-연대도 잇는 출렁다리 황홀경
한산도서 즐기는 ‘요트투어’도 매력적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요즘 피부로 실감하는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사회 각 분야에서 핵심 화두로 생각하는 사안이다. 관광과 여행도 마찬가지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생태계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생태탐방원은 이런 요즘 여행 트렌드에 딱 맞는 곳이다. 초여름의 문턱에 접어든 6월, 전국 8개 생태탐방원 중 하나인 한려해상생태탐방원을 찾았다.


●점점이 흩어진 섬들 사이 명품 낙조


국립공원공단에는 8개의 생태탐방원이 있다. 그중 7개는 산악형(북한산 내장산 무등산 지리산 설악산 소백산 가야산)이고 이번에 찾은 한려해상이 유일한 해상·해안형이다. 한려해상생태탐방원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미륵산이 있는 미륵도에 위치해 있다.

통영시 남쪽에 위치한 미륵도는 남해에서 정평이 난 ‘일몰 맛집’이다. 섬의 일몰명소로는 인근 달아공원이 있지만 생태탐방원의 객실이나 테라스에서 보는 경치도 그에 못지않다. 해질녘이 되면 생태탐방원 앞바다에 점점이 흩어진 쑥섬, 곤리도, 가마섬, 대장두도, 소장두도, 유도 등 크고 작은 섬들 사이로 바다가 석양을 받아 반짝이기 시작한다. 서서히 고운 황금빛으로 물드는 하늘이 강렬한 느낌을 주는 서해의 낙조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최대 86명이 숙박할 수 있는 한려해상생태탐방원은 인근 한산도와 만지도 등을 활용한 생태관광과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일정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챗봇의 안내로 즐기는 섬투어


한려해상생태탐방원의 체험 프로그램 중 눈길을 끈 것 중 하나가 온택트 생태관광이다. 스마트폰을 통한 챗봇 안내를 받으면서 즐기는 섬투어다. 생태탐방원 인근 연명항에서 배를 타고 온택트 투어를 시작하는 만지도로 갔다. 배로 15분 안팎이면 도착하는 만지도는 전국에 17개가 지정된 국립공원 명품마을 중 한 곳이다. 24가구 35명이 사는 작은 섬으로 이웃한 연대도와 출렁다리로 연결되면서 찾는 사람이 늘었다.

섬의 곳곳을 챗봇의 안내에 따라 걷다보면 중요한 포인트에서 장소와 관련된 퀴즈가 나온다. 퀴즈는 환경오염으로 깃털색을 잃어버린 팔색조 ‘알로’의 깃털색을 찾아준다는 것이 미션이다. 미션을 해결하는 문제가 모두 만지도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대한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이곳 정보와 얽힌 옛 이야기를 알게 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귀한 풍란도 퀴즈를 풀며 걷던 해변 데크길서 만날 수 있다.

연대도에서 바라본 출렁다리. 건너편이 만지도다. 다른 지역의 출렁다리에 비해 규모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풍광과 파도, 해풍이 어우러진 느낌이 꽤 박력있다. 통영|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만지도에서 연대도로 넘어갈 때 이용하는 출렁다리는 길이 98.1m, 폭 2m다. 규모나 높이가 다른 곳에 비해 대단하진 않지만 다리 아래의 거센 파도와 모자를 가볍게 날려버리는 해풍이 흔들리는 다리와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이 있다.

다리를 건너 도착하는 연대도의 숲길에는 해송으로도 불리는 검은 소나무, 곰솔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섬에는 바다백리길 4구간인 연대도 지겟길이 있다. 난이도가 높지 않고 바다를 끼고 오밀조밀 이어지는 코스여서 걷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힐링과 위로를 받는 요트여행

만지도와 함께 온택트 투어를 운영하는 또 다른 코스는 한산도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삼도수군 본영인 제승당을 비롯해 수루, 활터, 영정을 모신 충무사 등이 있다. 워낙 예전부터 통영 관광객의 필수 방문코스로 인기를 얻던 곳인데 생태탐방원의 프로그램은 이곳 요트학교에서 출항하는 요트를 이용하는 것이 매력이다.

20여 분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뱃길이지만, 갑판에 앉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통영항과 섬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보고 있노라면 마음 속 답답함이 사라지고 힐링을 얻는 풍광이다. 그래서 자연에서 스트레스를 회복하고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국립공원 치유 프로그램의 테마로도 운영하고 있다.

통영|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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