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만 40세 이상 선수 중 최고 타율’ 롯데 이대호, 은퇴 번복 요구 듣는 슈퍼스타

입력 2022-06-15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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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이대호 선수, 은퇴하지 마요.”

올해 사직구장에선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은퇴 의사 번복을 요구하는 응원 피켓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대호는 지난해 1월 롯데와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은퇴시기를 정했다. 하지만 야구팬들은 그를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을 스케치북에 적거나 플래카드로 출력해 표현한다. 현역으로는 마지막 해인데도 리그에서 손꼽히는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이 말해준다. 14일까지 올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353(224타수 7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94, 8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부문에선 팀 내 1위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수위타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0.375)의 뒤를 잇는 2위다. 세부 지표도 뛰어나다. 이 기간 wRC+(조정득점생산·스포츠투아이 기준)는 155.3으로 팀 내 1위이자, 리그 4위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가능성도 크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대호는 규정타석의 70%를 소화한 역대 만 40세 이상의 선수들 가운데 시즌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009년 양준혁(삼성·0.329), 2021년 유한준(KT 위즈·0.309), 2016년 이승엽(삼성·0.303), 2016년 이호준(NC 다이노스·0.298)의 기록을 웃돌 기세다.

은퇴 시즌에도 슈퍼스타의 면모는 여전하다. 12일 사직 KT전에선 홈런으로 KBO리그 통산 3500루타를 완성했다. 역대 7번째이자 롯데 선수로는 최초다. 이대호는 이 홈런 뒤에도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덕아웃에선 이른바 ‘무관심 세리머니’로 그를 반겼다. 롯데는 이날 13-0으로 크게 이겼다. 침체된 팀 분위기 반등의 중심에는 늘 이대호가 선다.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앞둔 이대호는 드림올스타 지명타자 부문에서 득표수 1위(15만30표·15일 15시 기준)에 올라있다. 함께 후보로 선정된 추신수(SSG 랜더스·6만4502표), 김동엽(삼성·5만5536표), 강백호(KT·2만6861표), 김재환(두산 베어스·2만2484표)과 차이도 크다.

이대호는 현역 마지막 해를 후회 없이 보내고 싶다는 각오다. 은퇴 의사를 번복할 마음은 없지만, 팬들의 만류가 또 다른 의미로 반가운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는 “앞서 ‘은퇴한다’고 말을 했으니 내가 한 말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으며 “팬들이 ‘은퇴하지 마요’라고 하시는 것도 들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감동받았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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