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재성. 스포츠동아DB
삼성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했다. 강민호와 김태군 모두 주전급인 데다, 1군에서 75경기를 소화한 권정웅도 버티고 있었다.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4월 3일부터 10일까지 1군 엔트리에 등록돼 팀 분위기를 익혔고, 퓨처스(2군)리그 22경기에서도 타율 0.314, 6타점, 출루율 0.446으로 활약했다. 이달 1일 다시 1군 무대를 밟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첫 5경기에서 타율 0.412, 7타점을 올리며 눈도장을 받았다.
잠시 숨을 고른 그는 15일 잠실 LG전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전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첫 선발출전이었다. 그는 이 시간만 기다렸다는 듯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2회초 1사 2루 첫 타석에서 이민호의 3구째 슬라이더(시속 139.9㎞)를 잡아당겨 우월 2점홈런을 터트렸다. 선발투수 허윤동의 부담을 덜어준 한 방이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4-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2·3루에선 상대의 전진수비를 뚫고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여세를 몰아 8회초에도 우전안타를 뽑았다. 3타수 3안타 1홈런 1볼넷 4타점. 데뷔 후 최고의 활약으로 팀의 6-3 승리에 앞장섰다.
수비에서도 김재성의 활약은 돋보였다. 선발 허윤동이 5이닝 5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 호투로 2승째를 따내는 데 일조했다. 구위가 몰라보게 향상된 허윤동의 직구를 적극 활용하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8회말에는 이승현이 흔들리자 마운드로 올라가 분위기를 바꾸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공수에 걸친 맹활약에 팀 승리까지, 김재성에게는 완벽했던 하루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