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칠 맛 나는 상동, 뛸 맛 나는 사직…롯데 1·2군·프런트 삼박자가 허문 ‘벽’

입력 2022-06-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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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서튼 감독. 스포츠동아DB

“다들 눈빛이 이글이글 타올라요.”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2군)팀은 활력으로 가득 차 있다.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선수가 머물던 수년 전과 다르다. 언제든 기량을 꽃피울 수 있다. 2022년 입단 신인들도 선발 라인업에 든다. 지명 받은 11명 중 입단 직후 입대한 대졸 외야수 김동혁(7라운드)을 제외한 10명이 뛰었다. 여기에 육성선수들도 기회를 받는다.

롯데는 퓨처스팀을 소수정예로 운영하며 젊은 선수들이 뛸 기회를 늘렸다. 황성빈, 이호연 등의 경기감각도 그 덕분에 끊긴 적이 없었다. 현재 1군에서 잠재력을 드러내고 있는 한태양(퓨처스 18경기·타율 0.321)을 비롯해 윤동희(29경기·타율 0.354) 등 올해 신인들도 마찬가지다. 김동한 롯데 퓨처스팀 수비코치는 “뛰는 만큼 실력도 늘더라”며 “1군에서 뛰다 온 (김)세민이와 (윤)동희도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더라. 더 확고한 목표를 가진 것”이라며 뿌듯해했다.

수년 전만 해도 선수들에겐 체념이 익숙했다.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하지만 이석환 대표이사를 비롯해 성민규 단장, 박현우 육성·스카우트 총괄 등 구단 핵심인사들이 새로 부임한 뒤로는 1·2군간 경계가 허물어졌고, 소통도 원활해졌다.

퓨처스팀을 지휘하던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금도 퓨처스팀과 꾸준히 의논한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참 기쁜 일”이라며 “우리는 정호진 퓨처스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육성철학을 함께 밀고 나가고 있다”고 자부했다.

1군은 더 이상 오르지 못할 나무가 아니다. 벤치만 지키던 때도 지났다. 17일 1군 엔트리에 든 외야수 김민수는 이튿날 선발출장했다. SSG 랜더스 김광현을 상대로 데뷔 첫 안타도 때렸다. 그는 “꿈꿔온 일”이라며 “상동에서도 ‘1군에 언제 가보나’ 생각한 적이 전혀 없다. ‘잘하면 언제든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뛰어왔다”고 말했다.

박 총괄은 “이전과 정말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점”이라며 “퓨처스팀 코치님들도 선수를 육성할 맛이 나는 분위기다. 선수들도 ‘나도 1군의 승리에 기여해 인터뷰해야지’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선수들 의지가 장난이 아니다(웃음). 하나라도 더 배우려 한다. 힘들어도 더 가르쳐주고 싶다”며 웃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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