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수원의 몰락, 고개 숙인 이병근 감독…희망 보이지 않아 더 뼈아픈 4연패

입력 2022-07-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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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욱 뼈아픈 부진이다. 6월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하나원큐 FA컵’ 8강전에서 전북 현대에 0-3으로 완패한 이병근 수원 삼성 감독은 연신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팬들에게 다시는 이런 경기를 보여드려선 안 된다. 심기일전해 3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은 K리그1 3연패를 포함해 최근 공식경기 4연패의 수렁에 빠져있다. A매치 휴식기 전까지는 FA컵을 포함해 5경기에서 3승2무로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리그 재개 이후 곤두박질치고 있다. 수원FC(6월 25일)~전북전에선 연속으로 3실점 패배를 당했다. K리그1 12팀 중 11위(4승6무8패·승점 18), FA컵 8강 탈락이 ‘한물 간’ 명가의 현실이다.

이 감독은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신경 쓴 것은 선수들의 ‘멘탈 케어’였다. 리그 3연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이 감독은 선수들과 개인 미팅은 물론이고 전체~포지션별 미팅을 진행했다. 그는 “훈련량을 늘리기보다는 떨어져있는 분위기와 선수들의 자신감을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전술변화도 눈에 띄었다. 4월 부임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서 포백을 사용했던 이 감독은 전북과 FA컵 8강전에선 고명석~민상기~이한도로 이어진 스리백을 가동했다. 개인기량이 좋은 전북 공격진(바로우~구스타보~송민규)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스리백을 이룬 수비수 중 2명이 부상을 당했다. 고명석은 전반 26분 불투이스, 이한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건희로 각각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전북은 수원 수비가 어수선해진 틈을 파고들어 전반에만 2골을 터트렸고, 후반 종료 직전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까지 뽑았다. 공격도 부진했다. 이날 염기훈은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지만, 은퇴를 앞둔 39세의 베테랑이 팀 공격을 책임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후반 교체 출전한 김건희가 유일하게 전북 수비를 위협했지만, 골을 터트리진 못했다.

수원 삼성 이병근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구단의 기술적 실책까지 겹친 상황이다. 이미 실패로 판명된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출신 공격수 그로닝은 이제 출전 명단에서조차 사라졌다. 새로운 외국인 공격수 영입을 타진하고 있으나, 그로닝 정리가 이뤄지지 않아 난관에 봉착했다. 계약기간이 2023시즌 말까지 남은 탓에 선수가 계약해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외국인선수 쿼터를 확보하지 못한다. 완벽한 스카우트 실패에 따른 여파가 점점 수원을 강등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수원은 3일 인천과 K리그1 19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인천도 핵심 공격수 무고사가 비셀 고베(일본)로 이적해 만만치 않은 공백이 예상되지만, 수원의 승리를 점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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