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왕’ 캐머런 스미스 디오픈 챔프 등극…LIV행 소문에는 부정하지 않아

입력 2022-07-18 13: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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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스미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퍼팅 왕’ 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골프 발상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생애 첫 메이저 챔프의 영광을 안았다.


스미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끝난 ‘제150회 디오픈’(총상금 1400만 달러·185억5000만 원)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낚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하며 캐머런 영(영국·19언더파)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250만 달러(33억1000만 원)와 함께 챔피언 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20언더파 268타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오픈 역대 최다 언더파 신기록. 2000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한 이후 22년 만에 새 역사를 썼다. 디오픈 전체로 보면 20언더파 우승은 2016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이후 스미스가 두 번째다. 당시 스텐손은 파71 코스에서 20언더파를 쳐 타수로는 264타를 기록해 이 대회 최저타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스미스는 올해 3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4개월 만에 승수를 보태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1~2022시즌 3승 및 통산 6승을 달성했다. 이전까지 메이저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20년 마스터스의 공동 2위였다. 호주 선수가 디오픈에서 우승한 것은 1993년 그렉 노먼 이후 29년 만이고, 호주 선수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오픈을 제패한 것은 1960년 켈 네이글 이후 62년 만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상 16언더파)에 4타 뒤진 공동 3위였던 스미스의 역전 우승 원동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퍼팅 능력이었다.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세인트주드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18개의 퍼팅으로 라운드를 마쳐 PGA 투어 한 라운드 최소 퍼트수 타이기록을 세운 ‘퍼팅 왕’다웠다.


전반에 2타를 줄이며 추격을 시작한 스미스는 10번(파4) 홀에서 세 번째 버디를 낚은 뒤 11번(파3)~12번(파4)~13번(파4)~14번(파5) 홀까지 5개 홀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선두를 달리던 매킬로이를 밀어내고 1타 차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1번 홀 5m, 12번 홀 3.3m, 13번 홀 5.5m 퍼트를 잇달아 홀컵에 떨구며 ‘골프는 드라이버가 아닌 퍼터 싸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4라운드 스미스 퍼터 수는 29개로 매킬로이(36개)에 비해 7개나 적었다.

캐머런 스미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스미스를 구한 것도 퍼트였다.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히는 17번(파4) 홀에서 세컨 샷이 짧아 그린 옆 벙커 앞에 공이 떨어졌다. 핀은 벙커 바로 뒤에 있었고 언덕을 넘겨서 쳐야 하는 까다로운 상황이었다. 스미스는 공을 띄워 홀을 직접 공략하는 대신 퍼터로 벙커 옆으로 공을 굴려 홀 3m 지점에 보낸 뒤 파 세이브에 성공해 감탄을 자아냈다.


마지막 짧은 18번(파4) 홀에서는 티샷을 그린 주변에 보낸 뒤 투 퍼트로 마무리해 버디를 추가하며 20언더파를 완성했다. 스미스와 동반 플레이를 한 영이 18번 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며 끝까지 추격전을 펼쳤지만 행운의 여신은 결국 스미스의 손을 들었다.


스미스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디오픈 우승을 차지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우승은 내 골프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감격해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 골프)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는 그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방금 디오픈에서 우승했는데 그런 질문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잘 모르겠다. 내 주변 그리고 팀원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는 말로 명확히 부정하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18언더파 270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고 김시우(27)는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고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 공동 15위에 올랐다. 김주형(20)은 5언더파 283타 공동 47위, 임성재(24)는 4오버파 292타 공동 81위에 그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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