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원작 영상 웹툰의 원작자 ‘장삐쭈’가 극본에 참여한 시즌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의 포스터.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동명의 원작 영상 웹툰의 원작자 ‘장삐쭈’가 극본에 참여한 시즌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의 포스터. 사진제공|KT스튜디오지니


‘찌질의 역사’ 김풍, 드라마 각색 참여
OTT 공개 ‘신병’도 웹툰 작가와 호흡
“작품 고유의 매력·색깔 극대화 효과”
웹툰 원작 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지는 가운데 해당 웹툰 작가들이 잇따라 각색 작업에까지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이 원작의 설정과 내용을 구성한 주역인 만큼 더욱 풍성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가장 정확히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 웹툰이 끌어 모은 팬들의 시선을 드라마로까지 이어가려는 제작진이 전략이기도 하다.

배우 조병규의 복귀작으로 4월 촬영을 시작한 드라마 ‘찌질의 역사’는 2013년부터 4년 동안 포털 사이트에서 연재한 웹툰이 원작이다. 당시 스토리를 구성한 김풍 작가가 드라마의 대본도 직접 다시 썼다. 김 작가는 20대에 막 접어든 청춘의 지질한 연애담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영화 ‘공조’, ‘창궐’의 김성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22일 공개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즌의 오리지널 시리즈 ‘신병’의 극본은 웹툰 원작의 장삐쭈 작가가 ‘SNL코라아’ 등에 참여한 김단·안용진 작가와 함께 썼다. 그는 자신의 실제 군 생활을 바탕으로 한 유튜브 영상 웹툰(숏폼 애니메이션)으로도 이미 317만 구독자를 모았다.

내년 선보일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대본도 원작 웹툰을 그린 강풀 작가의 손에서 완성됐다.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들을 내세워 한국형 슈퍼 히어로물을 표방하는 드라마는 류승룡·한효주·조인성 등 톱스타들이 주연하고, 50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하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강풀 작가는 자신의 원작에는 없었던 새 캐릭터와 뒷이야기까지 그릴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와 JTBC ‘이태원 클라쓰’도 각각 웹툰 원작자인 김보통·조광진 작가가 각색에 참여해 호평 받았다. 김보통 작가와 ‘D.P’의 연출자 한준희 감독은 내년 시즌2 대본도 함께 쓰고 있다.

웹툰 작가들은 자신들의 원작을 영상화하는 작업에 직접 참여하며 고유의 매력과 색깔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또 다른 상상력을 발휘하는 기회를 얻는다. 김 작가와 함께 ‘D.P’ 극본을 쓴 연출자 한준희 감독은 “원작자의 디테일과 결을 살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작자와 함께 또 다른 웹툰 기반 드라마를 준비 중인 한 제작사 관계자도 28일 “웹툰 원작의 작가들이야말로 해당 작품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는 사람이다”면서 “작자가 직접 각색에 참여하면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왜곡 없이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